(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여권은 24일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것에 대해 환영하며 이틀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항소심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 안팎에서는 연이은 야당의 탄핵 기각에 이어 이 대표가 2심에서도 유죄가 나온다면 탄핵 정국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여부와 별개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이후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끌고 갈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9전9패'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헌재 판결에 대해 "9전 9패는 헌정사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고 평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더불어탄핵당의 9전 9패. 당연한 결과"라고 직격했다.
한 여당 의원은 "민주당의 탄핵 소추안에 연이어 헌재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고, 권한대행이자 국정 2인자인 한덕수 총리에 대해 오늘 기각 판결을 내리지 않았냐"며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유죄를 받으면 탄핵 정국에서 수세에 몰렸던 상황에서 공세로 좀 변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 역시 "지금 민주당이 던진 탄핵 부메랑이 다 돌아와서 본인들을 향해 겨누고 있는 상황이 된 것 아니냐. 정치는 결국 흐름이고 분위기인데 이재명 대표도 유죄를 받으면 정국 분위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향해 정계 은퇴와 '석고대죄'를 언급하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책임지고 정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 대표를 향해 "정치적 책임,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좀 더 강경한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유죄가 윤 대통령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당내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한 총리의 헌재 결정에 대해 "가장 시급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복귀라며 "오늘 헌재결정을 보면서 조심스레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예측해 본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물론 사법부와 헌재의 시스템이 조금 다르고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헌재가 여론과 정국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겠냐. 헌재의 평의가 길어지는 것이 그에 방증이 아니겠냐"며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유죄를 받으면 솔직히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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