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檢 유착' 발언 이유는…당 일각, 비명계 향한 '경고'

유튜브 녹화방송서 "당 일부와 검찰이 짜고 체포동의안 가결 거의 확신"
"뒤에서 칼 꽂아" 반발에 "다 지나간 일"…복잡한 정국 '뭉쳐야 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2025.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2025.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당내 일부 세력과 검찰이 유착해 자신의 2차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는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발언을 '실언·악수'로 평가하는 분위기 속에 일각에서는 공직선거법 2심과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당 내부 비판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경고성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야권 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매불쇼'에 출연해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내 일부 세력하고 검찰이 짜고 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 과정서 벌인 일, 시간표에 따라 한 일, 당내에서의 움직임, 비공식적으로 제게 요구한 것들을 맞춰보니 그렇다"며 "당시에는 추측이었는데 나중에는 거의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같은해 6월 당내 한 유력 인사가 자신에게 한 말을 핵심적인 증거로 들었다. 이 대표는 "그 사람이 내게 '사법처리가 될 테니 당신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 사퇴하라, 그렇지 않으면 일이 생길 것'이라면서 (사퇴) 시점도 정해줬다"며 "나중에 보니 검찰의 영장청구 시점하고 거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당장 비명계(비이재명계)가 들고 일어났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는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꽂는 격인 이 대표의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비명횡사'의 주인공이었지만 정권 교체란 대의를 위해 이 대표와 만나 앙금을 풀었던 박용진 전 의원은 "통합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친명계는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정청래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때 검찰부역자들과 통합하자고 말하기 전에 그들에게 사과와 반성부터 하라고 하는 게 진정한 통합 행보"라고 반격했다.

본문 이미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023년 9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촛불행동 회원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023년 9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촛불행동 회원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 대표는 "다 지나간 일"이라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도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음주 중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결과, 이에 따른 조기 대선 등 녹록지 않은 정치 시간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이다.

녹화 방송 특성상 문제가 있을 경우 편집을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점 등도 이유로 꼽힌다.

비명계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부각 되는 시기에 당의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5월 중순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이 대표의 2심 선고는 대통령 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는 시기와 겹친다. 비명계 주자들이 일제히 이 대표를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실제 이어진 발언에서 "아주 폭력적 집단과 암거래하는 집단들이 살아나면 당이 뭐가 되겠느냐"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고,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민주적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런 세력을 제거한 것이 아니라 이듬해 총선에서 당원과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의 발언이 친야 성향의 유튜브에 출연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총선 공천과 체포동의안 가결 과정에 대한 뒷이야기를 하던 중 이 대표 본인의 속마음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주요 역할을 당부하는 등 통합 행보의 의미를 폄훼하면 안 된다"며 "이와 별개로 이번 발언은 조기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예상하고 더 단단하게 합쳐야 한다는 뜻으로 읽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에 일어났지만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되지 않았느냐"며 "앞으로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 대표가 만약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그런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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