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까지 불길 번질까 걱정"…울주 산불 확산에 주민들 불안감↑

강풍에 주불 쉽게 안 잡히자…인근 6개 마을 867명 대피
울산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산불 마을 주민 상담 '분주'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광경로당에서 마을 주민 30여명을 상대로 재난심리회복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2025.3.32./뉴스1 김세은 기자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광경로당에서 마을 주민 30여명을 상대로 재난심리회복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2025.3.32./뉴스1 김세은 기자

밤새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혹시 마을까지 불길이 번질까 봐 걱정됐죠.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외광경로당에 마을 주민 30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날 오후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마을 곳곳에 대피 방송이 울려 퍼졌다.

산불이 난 곳과 가까운 마을에는 매캐한 연기 냄새가 진동하고, 현장으로 물을 퍼 나르는 헬기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이날 경로당에서 만난 80대 주민은 “어제부터 산에 연기가 얼마나 피어오르나 계속 확인하게 된다”며 “비가 좀 와야 하는데 오늘은 바람도 많이 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산불이 민가까지 번질 우려가 커지자 인근 6개 마을 주민 867명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가운데 실제 대피 인원은 99세대, 117명이다.

마을 이장을 맡았었다는 유진환 씨는 “어제 오후부터 주민들이 이곳으로 대피해서 지내고 있다”며 “오늘까지도 불길이 안잡히면 이곳에서 하루 더 지낼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울산 울주 온산읍 운화리 산불이 이틀째에 접어든 23일 인근 마을에 연기가 자욱한 상태다. 마을 위로는 헬기가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 울주 온산읍 운화리 산불이 이틀째에 접어든 23일 인근 마을에 연기가 자욱한 상태다. 마을 위로는 헬기가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직원들은 이곳에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난심리회복 상담을 진행하느라 분주했다.

심리상담 전문가로 구성된 활동가들은 갑작스러운 산불로 불안감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센터 관계자는 “재난이 발생한 지 72시간 이내가 심리 치료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재난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발 빠르게 돕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마을 곳곳에는 불길을 잡기 위한 소방 차량이 정차돼 있고, 지자체 공무원과 전문예방진화대, 산불감시원 등도 대거 투입돼 잔불 제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편 전날 오후 12시 16분께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불은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울주 산불 진화율은 70%로, 피해 면적은 180ha로 추산된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12대, 진화 차량 70대, 진화 인력 2331명을 투입하고 있다.

이날 자정부터 강풍이 불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몰 이전까지 산불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광경로당에 마을 주민 30여명이 대피하고 있다.2025.3.32./뉴스1 김세은 기자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광경로당에 마을 주민 30여명이 대피하고 있다.2025.3.32./뉴스1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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