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아버지가 휴대폰도 두고 집 밖을 나갔어요."
지난 21일 오후 6시 20분께 울산 울주의 한 파출소에 아버지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것 같은데, 휴대전화도 둔 채 집을 나갔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60대 남성 A 씨의 노트에는 '명의도용 신고접수',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의 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A 씨의 딸로부터 의심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보이스피싱임을 확인하고 즉시 A 씨의 계좌를 정지시켰다.
그러면서 A 씨를 찾기 위해 관내 은행 등 금융기관을 수색해 나갔다.
그 시각 A 씨는 보이스피싱 가해 집단으로부터 "(앱 다운이 안 되니)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하라"는 지시에 따르기 위해 휴대폰 대리점을 방문한 상태였으나, 앞서 경찰이 발 빠르게 A 씨의 계좌를 정지시켜 놓아 더 큰 피해를 막았다.
A 씨는 새 휴대폰을 개설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서야 보이스피싱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건 사람은 A 씨에게 "당장 앱을 깔지 않으면, 명의 도용으로 검찰로 넘어간다"는 등의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관을 사칭한 지능적인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경찰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원격제어앱, 악성앱 등을 악용해 피해자의 자산 현황을 파악 후 집요하게 범행을 시도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타인으로부터 앱을 설치하라는 요청에 절대 속지 말고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1인당 평균 피해액이 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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