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춘천시와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홈 경기 협상 과정을 비판하고 "홈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춘천시가 김병지 대표에 사과를 요구했다.
정운호 춘천시 기획행정국장은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강원FC의 ACL 홈경기 개최지 선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춘천시에 전가했다"며 "강릉 개최가 최종적으로 불가 판정을 받은 후 강원FC는 촉박한 검토 일정, 재정 압박에 처한 춘천시에 일방적인 압력도 당연한 듯이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춘천시는 강원FC에 연간 7억 2000만 원의 K리그 홈경기 개최지원금을 지원하는데도 갑작스럽게 수억 원의 개최 비용을 요청받은 지방자치단체의 난처한 상황을 ‘핑계’로 치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데믹을 겪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원FC를 꾸준히 응원해 온 춘천시민들에게 김 대표는 사과해야 한다"며 "강원FC는 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 대신, 정제된 표현과 실질 협의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정 국장은 또 "도지사는 구단주로서 이 사안에 대한 중재와 조정의 책임 있는 역할을 즉각 수행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시는 언제든 협상을 위한 실무회의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 필요한 조건과 일정에 대해서도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를 환영한다"고 했다.
공무원노동조합 춘천시지부도 이날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내고 "시 공직자들은 유일한 프로구단인 강원FC와 진심으로 함께해 왔다. 경기장 환경을 개선하고 시내버스를 증차했다"며 "왕복 8시간 주말 원정 응원도 마다하지 않았고, 우중 경기에도 응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김 대표는 시 공직자들이 마치 비협조적인 행정을 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공개된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직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폄훼했다"며 "본인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2000명 시 공직자들에게 즉시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아시아축구연맹(AFC) ACLE 홈경기 개최 관련 기자회견에서 "강릉시는 A를 갖고 이야기하면 A 플러스를 우리한테 제공하고 더 빠르게 대응해 준다"며 "그런데 춘천과 이야기를 할 땐 A를 이야기하면 A에 대한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하고 어려움들이 많다"고 춘천시의 행정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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