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3월 봄 폭설'이 쏟아진 17일 오전 해발 865m의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는 때아닌 제설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강원 전역에 내려졌던 대설특보는 해제된 상태. 그러나 제설작업은 눈이 그친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설차량들은 사이렌을 켜고 대관령 정상 부근과 횡계리 일대 달리며 눈을 치우기 바빴다.
횡계리 일대 주유소와 커피숍과 식당 주인들도 눈삽을 퍼 나르며 '3월 눈 손님'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인근 펜션에서도 대관령 주민이라면 사륜구동 차량만큼 기본인 제설 트랙터를 몰고 능숙하게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대관령마을휴게소 인근에선 휴게소에 진입하려던 차량이 헛도는 바퀴에 고립돼 견인 차량의 도움을 받고 있기도 했다.

반면 도로 옆 하얗게 덮인 대관령의 모습은 그야말로 '설국'으로 변해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자령 등산로 초입 옆에 펼쳐진 가로수에는 눈이 가득 쌓여 한폭의 그림 같았고, 드넓은 황태덕장에도 눈이 내려앉아 도심에선 볼 수 없는 대관령만의 설경이 펼쳐졌다.
'봄나들이'를 왔던 관광객들은 때아닌 대관령의 설경에 넋을 놓고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아예 삼각대까지 펼쳐놓고 대관령의 설경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연인들은 하얗게 변한 대관령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거나 눈 장난을 치기도 했다.
선자령 초입에서 만난 김 모 씨(55·대구)는 "휴가를 내고 강릉에 봄나들이를 왔다가 논 소식에 대관령에 놀러 왔다"며 "때아닌 설경을 맞게 돼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제설작업으로 분주한 아침은 대관령뿐만 아닌 속초 등 동해안 일대 역시 마찬가지 였다.
속초시는 시청 공무원 800여명의 전 직원을 투입해 통학로 확보를 시작으로 골목길과 인도, 버스정류장 등 장비로 치우기 어려운 장소의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또 마을·동제설단과 자율방재단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제설도 이어지며 이면도로와 마을 안길 역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시민 여러분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신속한 제설작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 치우기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주요지점에 내린 눈의 양은 산지의 경우 구룡령 42.5㎝, 삼척 하장 38.4㎝, 삽당령 35.7㎝, 고성 미시령터널 34.2㎝, 평창용산 34㎝, 대관령 34㎝, 향로봉 33.7㎝ 등이다.
내륙은 화천 광덕산 22.4㎝, 화천 광덕고개 18.5㎝, 화천 상서 16.1㎝ 등의 적설량을 보였다.
동해안의 적설량은 고성 죽정 33.7㎝, 고성 간성 28.1㎝, 고성 현내 26.4㎝, 양양 하조대 21.9㎝, 동해 북삼 21.4㎝, 북강릉 20.9㎝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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