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오색 다음은 대관령 케이블카."
지난 8일 강원도청 강릉2청사를 찾은 김진태 강원지사의 말이다.
강원도엔 지금 케이블카 설치 열풍이 불고 있다. 작년에 41년 만에 첫 삽을 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에 이어 평창 백두대간과 강릉을 잇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가 추진되고 있는가 하면, 설악산 울산바위 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노선도 준비 중이다.
작년 오색케이블카 착공 직후 강원도가 가장 먼저 추진한 케이블카는 바로 '대관령 케이블카'란 이름이 붙은 강릉~평창 구간이다.
강릉 성산면 어흘리에서 평창 선자령을 잇는 해당 노선은 국내 최장인 5㎞ 구간으로 추진된다.

'겨울왕국' 평창군 대관령면의 해발 1157m에 위치한 선자령은 겨울 등산객에겐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이곳에 케이블카가 생기면 겨울 선자령 눈과 동해 비경을 한눈에 담으며 강릉까지 갈 수 있다. 또 케이블카를 타고 강릉에 도착한 관광객은 차로 20여 분 정도만 가면 경포해변 바다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여름철 경포해변 피서객의 경우 물놀이가 지겨워지면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000m의 '폭염 피난처'인 대관령 자락에서 '천연 에어컨'을 쐴 수 있다.
강원도가 추진하는 신규 케이블카 노선은 △강릉~평창 케이블카(강릉시·평창군) △치악산 케이블카(원주시) △대이리군립공원 케이블카(삼척시) △금학산 케이블카(철원군) △울산바위 케이블카(고성군) △소돌~영진 북강릉 케이블카(강릉시) 등 6개다.

이 가운데 '강릉~평창 케이블카'의 최우선 추진이 도 차원에서 결정됐고, 지자체 곳곳에서 '3번째' 케이블카 도전에 나선 상태다.
강원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은 '울산바위 케이블카' 조성 사업에 나섰다. 병풍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체 6개로 이뤄진 울산바위는 고성지역 설악국립공원의 대표 관광지다.
군은 7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이르면 오는 2027년 이곳 2.4㎞ 구간 케이블카 사업을 착공, 2029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군은 이를 위해 작년 4월 강원도 신규 케이블카 수요조사 결과 제출과 기본계획 보완 용역을 완료했다.
군은 해당 사업부지 내 국유림 사용을 위해 동부지방산림청, 양양 국유림 사업소 등과 협의도 마친 상태다.

강릉시는 주문진읍 소돌항과 영진항을 잇는 편도 4.8㎞의 '북강릉 케이블카'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해당 노선이 오가는 소돌항 인근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촬영한 등대, 영진항 근처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방사제가 있다.
시는 북강릉 케이블카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최근 주민설명회를 잇따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강릉시는 해당 사업을 반드시 추진해 '관광 제일 강릉'을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들 사업 추진의 관건은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40년 이상 멈춰 세웠던 '인허가' 부분이다. 강원권 케이블카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로 꼽히는 '환경영향평가'는 '강원 특별법'으로 시행이 수월해졌지만, 이후 거쳐야 할 인허가만 16단계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도 시작됐다. 녹색연합은 "강원도가 또다시 설악산을 환경 훼손 논란의 중심으로 몰아넣는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성군의 울산바위 케이블카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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