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뉴스1) 김재수 기자 = 21일 전북자치도 김제시 광활면 옥포리의 한 주택에는 아침부터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한 쪽에는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 등 후원업체에서 기증한 각종 생필품이 쌓여 있었다.
10만여㎡(25필지)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부인 이승헌(39)·김미정 씨(38)의 다둥이 가족은 이날 방 7개, 화장실 4개짜리 132㎡ 크기의 새로운 집으로 이사했다.
슬하에 9남매(4남 5녀)를 이들 부부는 72세 된 부친까지 모시면서 모두 12명의 가족이 방 두 칸과 화장실이 1개인 노후주택에서 생활해 왔다.
겨울철이면 밤새 한기가 고스란히 집 안으로 들어와 추위에 떨어야 했지만 대가족이 비좁은 집에서 오순도순 화목하게 살아왔다.
이 같은 딱한 사연이 알려지자 김제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가 다둥이네를 돕기 위해 나섰다.
지난해 7월 시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깨소금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맺고 다둥이가족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나섰다.
광활면 마을 주민을 비롯해 호룡 HR E&I, (유)금란산업개발 등 지역 기업과 가족사랑요양병원병원, 단체, 개인 후원자들도 적극 참여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3개월간 모금한 금액만 2억1767만1860원으로 새로운 집을 짓는 든든한 기초가 됐다.
전북은행도 아이들을 위한 침대와 책상, 공부방(1000만원 상당)을 만들어 주었다.
이 씨 부부는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아직도 꿈만 같다"며 "아이들에게 따뜻한 집을 마련해준 모든 분들 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희 가족도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호 초록우산 전북후원회장은 "김제시와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복지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환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이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지"라며 "이번 깨소금 프로젝트가 가족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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