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뉴스1) 장수인 기자 = 최일선 의료현장인 응급실을 지키던 전북의 한 대학병원 전문의가 최근 뇌경색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수는 그동안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북 익산의 원광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A 교수(50대)가 뇌경색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던 중 극심한 두통을 느낀 A 교수는 곧바로 CT 촬영 등 검사를 실시했고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A 교수는 현재 치료를 위해 입원한 상태다.
A 교수는 과거 원광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등을 역임하는 등 수십년간 응급실을 지켜온 전문의로 알려졌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전공의들이 떠난 뒤에도 의료현장을 지켜왔다.
A 교수는 한 달에 최대 10일 이상 당직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 중 10일 이상을 24시간 근무를 한 셈이다.
A 교수처럼 전공의가 없는 의료 현장을 교수들이 당직을 돌아가며 지킨 덕분에 비상진료 체계도 1년간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과중한 업무는 결국 A 교수를 쓰러지게 했다.
이같은 사례는 A 교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또 다른 한 교수는 지난달 폐렴에 걸린 상황에서도 대체 의사가 없어 외래와 수술 등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할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자 대부분의 교수들이 본인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어쩔수 없이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누적된 피로로 의료진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한숨 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갈때까지 갔다', '더는 못하겠다, 될 대로 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원광대병원 B 과는 전공의·인턴·펠로우·교수 등 20여명이 줄줄이 사직하며 교수 5명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80~90%까지 회복되며, 현장 의료진의 고통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한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직일수가 10일 이상인 상황이 1년 동안 이어졌고, 어떻게든 현장을 지켜왔던 교수들인데 A 교수님이 뇌경색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계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현장이 충격에 빠졌다"며 "비상진료 체계 초반만 하더라도 환자들이 병원에 최소한으로 방문하면서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는데, 최근 경증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피로 누적 등으로 교수들이 자포자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의대증원을 올해까지만 한다', '필수의료분야 사망사고 반의사불벌 특례' 등을 검토하는 상황이 긍정적으로 보이면서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이야기가 서로 달라 신뢰성이 떨어진다"면서 "의대 증원 사안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만 차분히 대응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긍정적인 내용이 나와야 우리 교수들도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지 않겠냐"고 답답해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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