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이제는 전통시장도 깔끔해야 해요. '신뢰'가 쌓여야 손님이 더 많이 찾아오죠."
26일 오전 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은 황금연휴를 맞아 평소보다 더 많이 들여놓은 물건을 팔기 위한 상인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영업 개시를 30분 앞둔 빈대떡집은 명절을 맞아 빈대떡이 아닌 전을 부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한창이었다.
업주 부부는 각자 철판에 식용유를 둘러 예열하면서 동시에 전을 나란히 진연해 놓을 매대에 거뭇하게 낀 기름때를 열심히 빼고 있었다.
빈대떡 업주 A 씨는 "전통시장도 이제는 깔끔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명절 때마다 각종 전을 부쳐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네 식품을 먹고 탈이 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라며 "이런 작은 신뢰가 쌓여야 시장도 살아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A 씨 가게 맞은편에서 채소와 해산물을 파는 70대 업주 B 씨도 물건 진열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장사에 들어가기 전 식사가 한창이었다.
B 씨는 "수십 년 장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밥을 제때 안 먹으면 힘이 안 난다"며 "연휴가 긴 만큼 들여놓은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마음에 설 명절 당일 빼고는 영업할 예정이다"고 한 뒤 숟가락으로 흰 쌀밥을 퍼 올렸다.
B 씨가 반찬으로 뭐를 먹을지 고심하는 사이 전기 스쿠터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바로 옆 떡집에 멈추어 섰다.
장을 보러온 송 모 씨(85)는 이내 주머니에서 오만 원권을 상인에게 보이며 시루떡과 팥떡 각 1모씩을 주문했다. 집에 있는 아내를 위해서다.
송 씨는 "아내가 떡을 먹고 싶어 하길래 시장에 들렀다"며 "이번 설에 손녀가 오랜 만에 찾아온다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신포국제시장은 인천항 개항 이후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시장 일대에는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벽화마을 등의 유명 관광지가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인천 중구는 신포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물 개선 작업과 함께 각종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