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뉴스1) 양희문 이상휼 김기현 김예원 기자 = "평생 이곳에 살면서 이렇게 큰 소리는 처음 들었어요.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고 바로 뛰쳐나왔어요."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마을 주민들은 공포감과 불안감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공군이 발사한 폭탄이 이곳에 떨어지며 평화로웠던 마을이 쑥대밭이 됐기 때문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주택 유리창이 깨지는 등 곳곳엔 폭탄 충격으로 인한 흔적이 가득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있는 노인주간보호센터 유리창은 심하게 파손됐고, 이곳에 있던 여성은 유리 파편에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의 남편은 "갑자기 집을 들었다 놨다 하는 충격이 느껴졌다"며 "아내가 창문 근처에 있다가 다쳤다"고 설명했다.

30년 동안 이 마을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풍섭(65) 씨도 사고 당시 충격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이 씨는 "카센터 청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며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며 "평생 이곳에 살았는데 이렇게 큰 소리는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고 급하게 뛰어나왔다"며 "이후 조용해져서 들어가 보니 사무실 선풍기가 충격으로 떨어졌고, 창고용 컨테이너 창문도 깨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불발탄이 발견됨에 따라 주민 대피령을 발령하는 등 주민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4분께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한미연합훈련 중이던 군이 쏜 폭탄이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주민 7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명은 중상, 5명은 경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중상자로 알려졌던 주민 1명은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상자는 민간 트럭 탑승자와 행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고로 주택 2동과 교회 1동 등이 일부 파손됐다.
이날 사고는 한미 훈련 중이던 우리 공군 전투기에서 떨어진 폭탄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과 미군은 이날 오전 포천 승진 과학화 훈련장에서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연계한 올해 첫 한미연합 합동 통합 화력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공군은 "KF-16에서 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탄됐다"며 "이 전투기는 공·육군 연합·합동 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가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다.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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