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뉴스1) 양희문 김기현 이시명 최대호 기자 = 14일 오전 수도권 곳곳에서 도로 결빙(블랙아이스) 때문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가 나 차량 100여 대가 부딪히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9분께 경기 김포시 월곶면 일대 편도 2차로를 달리던 음식 폐기물 수거 트럭이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왼쪽으로 전도됐다.
이 사고로 인천시 부평구의 용역을 받은 환경업체 근로자인 50대 운전자 A 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기도에선 다중 추돌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이 때문에 출근길에 극심한 차량 정체도 빚었다.
이날 오전 5시 16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 자유로 파주 방향 구산IC 부근에선 6중 추돌 4건, 3중 추돌 1건, 2중 추돌 6건, 단독 사고 5건 등 16건의 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따른 피해 차량만 44대로 집계됐으며, 40대 화물차 운전자가 안면부 골절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이날 오전 5시 50분께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도 43중 추돌사고가 발생, 운전자 등 13명(중상 1명·경상 12명)이 다쳤다.
오전 6시 40분께엔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 미끄러진 차 18대가 잇따라 충돌했다. 이 사고로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기 화성과 안산에선 각각 10중 추돌, 7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수원과 김포에서도 빙판길을 달리던 차량이 미끄러져 연쇄 추돌사고를 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들 사고 모두 블랙아이스 현상으로 차량 제동장치가 말을 듣지 않으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눈이 녹았다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으로서 도로 위에 얇은 막처럼 얼음층이 형성돼 운전자 눈엔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블랙아이스 위에선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 바퀴가 헛도는 경우가 많아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기도 한다.
경기도내 일부 시군에선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눈이나 비가 내려 이 때문에 블랙아이스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도로 관리 주체인 지자체 등은 여러 차례 제설제를 살포했지만, 영하의 날씨로 블랙아이스를 충분히 예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도로 결빙 위험 구간에선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방어운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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