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이제 버스에서 현금은 안 받습니다!"
1일 오전 광주 북구 건국동 버스 차고지엔 '현금 없는 버스'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은 시내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차고지 내 사무실에서는 운송업체 관계자가 기사들에게 '현금함 미사용 안내문'과 5000원이 충전된 버스카드를 나눠주는 모습은 이날 처음으로 시작된 '광주 G-PASS' 시행을 실감케 했다.
기사는 버스카드를 두는 위치 등을 꼼꼼하게 물으며 지시 사항을 들었다.
광주시는 이날부터 오는 5월까지 도심 중심 운행 노선의 시내버스 '현금함'을 순차적으로 철거한다. 이어 6~7월엔 어르신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노인복지타운·재래시장·도심 외곽 경유 노선의 현금함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날은 92번, 94번, 188(충효)번, 52-1번 운행 버스들의 현금함이 철거됐다.
현금 없는 버스에서는 교통카드나 모바일 교통카드 앱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교통카드가 없거나 요금이 부족할 경우 버스 기사가 계좌번호가 적힌 요금납부안내서를 안내하면 이체해야 한다.
버스 기사들은 현금함이 사라진 시내버스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해당 노선의 기사들은 "하루에 많아 봐야 7명이 현금을 내고 있다. 반면 현금함 사용으로 급출발 등 탑승자 안전 문제가 우려됐다"며 "현금 사용, 정산에 따른 운영시간 지체 등 불편한 문제도 해소됐다. 현금 없는 버스로 인한 민원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심사 방향으로 다니는 운림51번 버스 기사 50대 정모 씨는 "현금 기계가 고장이 잦아서 손님들이 불편해할 때가 많았다"며 "차고지에 도착해 현금 수거할 일도 줄어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버스 기사 40대 최모 씨도 안전사고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최씨는 "현금을 넣다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일이 잦은데 현금함이 없어지면 안전사고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날 해당 노선을 사용한 시민들도 기존에 교통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온 터라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광주 G-PASS가 도입된 올해 1월 시내버스 현금 이용률은 1.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평균 1.9%보다 0.3%P 줄어든 사용량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인 등 교통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장을 볼 때 주로 버스를 이용한다는 이모 씨(60·여)는 "나이가 있어서 앱 사용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충전 카드에 돈이 부족하면 현금을 쓰곤 했는데 이젠 어떡할지 싶다"고 토로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이 적은 청소년들도 불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버스 기사는 "오히려 어르신보다 교복 입은 학생들이 현금을 쓸 때가 많다"며 "선택권이 없어졌다는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포함한 제도 개선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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