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뉴스1) 이시우 기자 = 할아버지는 첫 손녀를 '하늘'이라고 불렀다. 하늘에서 받은 사랑과 축복에 감사하며 하늘에 초점을 맞추고 살기를 바랐다.
8년 전 축복 속에 태어난 김하늘 양이 너무 일찍 '하늘의 별'이 된다.
14일 오전 9시 30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故 김하늘 양의 발인이 엄수된다. 발인식을 마치면 대전 정수원에서 화장 후 대전추모공원에 봉안된다.
하늘 양은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10일 교내에서 숨을 거뒀다.
엄마·아빠와 동급인 '슈퍼맨 선생님'이 지켜줘 안전한 곳이라고 믿었던 학교에서 끔찍한 배신을 당했다.
교사 A 씨는 돌봄 교실에 머물다 학원을 가려던 하늘 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했다.
그는 아무 의심 없이 따라온 하늘 양의 목을 조르고, 당일 직접 구입한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마구잡이로 휘두른 흉기에 하늘 양은 속절없이 쓰러졌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작은 손으로 저항해 봤지만 상처만 남을 뿐이었다.
학원에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할머니와 아빠가 급하게 달려갔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범행 후 하늘 양 할머니와 맞닥뜨린 A 씨는 하늘이의 소재를 묻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하고는 자해했지만 목숨은 건졌다.
꿈을 꺾인 하늘 양은 있지 말아야 할 곳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국화꽃에 둘러싸인 하늘 양은 환하게 웃으며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맞았다. 어른들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늘 양의 친구들은 하늘이가 왜 사진 속에만 있어야 하는지 아리송해했다.
하늘 양의 아버지는 "제가 바라는 건 우리 하늘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똑같은 비극이 재현되지 않길 바랐다.
하늘 양이 다니던 학교는 별이 되는 하늘이를 지켜보기 위해 이날까지 휴교한다. 다음 주 학교는 다시 문을 열지만 하늘이는 없다.
하늘 양은 이제 어른들이 자신을 보며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늘에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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