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뉴스1) 신성훈 기자 = 지난달 22일 발생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발생시킨 경북 일대 대형 산불이 산림청과 경북 경찰의 합동 감식에서 "성묘객의 실화 가능성이 높으며, 발화 초기에 강풍을 타고 야산 정상으로 급격히 번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15일 산림청과 경북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부터 이틀간 실시한 합동 감식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한 물적 증거와 주변 환경, 신고자 진술, 영상 등을 종합해 검토한 결과 산불 최초 발화지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난 불은 성묘객 실화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경찰과 산림 당국은 △해당 야산 주변에 논밭이 없고 민가 역시 멀리 떨어져 있는 점 △불이 시작된 야산 내 묘지로 이르는 길은 평소 사람들이 오가는 등산로가 아닌 점 △산불 발생 당일 낙뢰 등 영향으로 자연 발화할 기상 조건이 형성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합동 감식 중 현장에서는 성묘객 실화를 뒷받침하는 증거인 라이터와 소주병 뚜껑 등도 발견됐으며, 당시 헬기 영상 중 묘지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산 정상 부근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후 3시간 뒤 안계면 용기리에서 최초 발화한 산불은 농사폐기물 소각 중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 났으며, 이에 대한 정밀 감식보고서를 경북도와 산불 피해를 본 시군, 경찰, 소방 당국 등과 공유할 예정이다.
경찰은 안평면 괴산리·안계면 용기리 산불의 실화자로 각각 지목된 A 씨와 마을주민 B 씨 등 2명을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이들은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곧 일정을 조율해 실화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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