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뉴스1) 이성덕 기자 =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농번기를 맞았으나 산불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경북 의성군에 사는 A 씨(66)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22일 성묘객이 낸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의성군 일대를 휩쓸었다. 의성군은 전국 최대의 한지형 마늘 주산지다.
1만6000평에 마늘 농사를 짓는다는 A 씨는 "가뭄 피해는 해결하면 되지만 산불은 재앙"이라며 "40년간 농사를 지었는데 이런 불은 난생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농번기를 맞아 모종을 심었는데 산불 때문에 다 못쓰게 된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집을 잃어 집 마당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한다는 B 씨는 "불이 단촌면을 모조리 휩쓸었다. 농번기에는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농사가 되겠느냐"며 "올해 농사는 다 망쳤다"고 했다.
800평 규모의 마늘 농사를 짓는 C 씨도 "눈 앞에 있는 물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연기가 자욱했다"며 "시커먼 잿가루와 미세먼지 때문에 일조량이 부족해 지금 상태에서 마늘이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27일 오후 5시 기준 의성군에서만 1만5185㏊(4만5934평)의 산림이 소실됐다.
또 주택 전소 245채, 반소 23채 등 301채가 피해를 입었고 농작물 120㏊(36만3000평), 시설 18곳, 농기계 100대가 재로 변했다.
의성군 단촌면 주민 1206명 등 6025명이 여기저기로 대피했으며, 이들 중 1295명은 대피소 33곳에 머물고 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