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불이 바람을 타고 춤추듯 마을 쪽으로 넘어왔어요"
경남 산청군 시천면 점동마을 이장 배익선 씨(71)가 22일 반대편 마을에서 난 산불이 산을 타고 넘어왔다며 전날(21일) 오후 상황을 설명했다.
배 이장은 "마을 200m 앞까지 산불이 접근했는데 이런 불은 처음"이라며 "30가구의 마을 주민 50명 모두가 대피했다"고 말했다.
원리마을 송섭갑씨는(83) 집에서 잠을 자다가 경찰이 깨워서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후 3시 정도에 뒤쪽 마을에서 불이 난 것을 알았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집에서 잠을 잤다"며 "오후 9시에 자다가 일어나 대피했다. 70년대에 이런 불은 있었다. 순간적으로 불이 산을 넘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점동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조 모 씨(80)는 불씨가 날아다니며 여러 곳에 튀어 큰불로 이어졌다며 산불이 번진 상황을 설명했다.
조 씨는 "조그만 불씨가 바람을 타고 마을 쪽으로 넘어왔다"며 "떨어진 불씨는 순식간에 큰불로 번졌고 군데군데 불씨가 날아갔다"고 말했다.

산불 현장 인근 7개 마을 주민 213명은 현재 한국선비문화연구원으로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가족이나 지인 집으로 대피했다. 이들을 산불이 완전히 진화된 후 귀가할 예정이다.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에서 21일 오후 3시 26분께 발생한 산불은 16시간 30분째인 오전 8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진화율은 45% 정도다.
화선 길이는 15.4㎞이며 잔여 화선은 8.4㎞다. 산불영향구역은 240ha로 추정된다.
당국은 헬기 34대와 차량 106대, 인력 1092명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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