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유선태의 개인전 '자연을 담은 오브제, 오브제를 담은 자연'이 가나아트센터 '스페이스(Space) 97'과 '공예관'에서 30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유선태가 가나아트에서 5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회화와 오브제 작품 총 40점을 선보이고 '말과 글'의 새로운 시리즈인 '우연과 필연'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
작가는 1980년대 파리 유학 시절부터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시도해 매체의 경계를 허무는 조형 실험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2006년 '말과 글' 연작을 시작하며 그림과 오브제가 순환하는 작업 세계를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40년간 이어오고 있는 그의 오브제 이야기가 앞으로 전개될 방향을 새롭게 조망한다.
자연과 오브제는 유선태 작업의 주요 재료이자 소재다. 그동안 작가는 동양과 서양, 자연과 건축, 찰나와 영원, 과거와 현재, 안과 밖, 평면과 입체와 같이 상반된 혹은 긴장 관계에 있는 개념들을 하나의 화면에 배치함으로써 두 요소 간의 간극을 무너뜨리고 서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작업의 목표로 삼았다.

유선태의 작품에서 주로 풍경으로 제시되는 자연은 다양한 구성물들의 조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시작과 끝이 없이 자연과 오브제의 순환하는 본성을 나타낸다.
작가는 자연과 대비되는 장치로서 인간의 산물인 오브제를 그려 넣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때로는 이러한 설정을 뒤집어 오브제에 풍경을 덧그리기도 한다. 그는 이를 '동시적인 풍경'이라고 표현한다. 언뜻 생경해 보이는 대상들의 조합으로 화합과 조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기성의 관념, 위계, 범주를 거부하는 작가의 태도를 잘 드러낸다. 그의 작업 속 요소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조화를 추구하는 '화이부동' 상태에 있다.
유선태의 동시적인 풍경은 가능성의 공간이다. 동시적 공간 안에서 시작과 끝도 없는 여행과 유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무한한 여행과 같은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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