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3월 말 영남권을 휩쓴 산불은 대한민국 역대 최악의 산불로 꼽힌다. 주불 진화까지 213시간 이상이 걸렸고 산불 영향 면적은 서울의 약 80%(약 4만 8238.61㏊)에 달했다. 사망자 30명을 비롯해 총 75명의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기후 위기가 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도 초대형 산불로 28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기업들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공과대학 ISI(Information Science Institue)의 한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산불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재 위성을 활용한 산불 감지 시스템은 관측 빈도가 부족하거나 해상도가 낮아 산불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숲과 도심의 경계지역에서는 지붕, 태양광 패널 등이 위성 사진의 정확도를 더욱 떨어트리기도 한다.
이에 USC 공과대학 ISI는 위성 사진을 AI를 활용해 분석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파장의 빛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분석해 화재 상황을 정확하게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95%의 정확도로 화재 상황을 찾아낼 수 있고 오경보율도 0.1%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AI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위성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성이 실시간으로 화재 상황을 발견하면 이에 대응하는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다.

독일 기업 드라이어드 네트웍스는 AI와 무인 드론으로 산불을 발견하고 진화까지 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드라이어드 네트웍스는 숲에 산불을 감지할 수 있는 가스 센서가 달린 장치를 배치한다. 이 장치 한 개는 축구장 넓이의 구역을 담당할 수 있고, 눈으로 불이 보이기 전에 화재를 감지할 수 있다.
센서에 평소와 다른 상황이 감지되면 무인 드론은 현장으로 자동 출격한다. 현장에서 드론은 광학 및 적외선 이미지를 수집해 보고한다. 모든 시스템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화재 파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드라이어드 네트웍스는 향후 무인 드론을 활용해 화재를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학 물질이나 물이 아닌 드론이 저주파 음파를 생성해 연소를 방해하는 방법이다. 이와 같은 기술이 장착된다면 소방관이나 헬리콥터 등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신속하게 화재를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yjra@news1.kr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