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아바타',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로 검색해봤다. 사용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뿌듯했다."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23)'의 연사로 나선 정태민·김효진 스노우 비전팀 개발자는 <뉴스1>과 만나 스노우 'AI아바타' 탄생 일화와 개발 소감을 전했다.
AI아바타는 사용자가 10장 가량의 '셀카' 이미지를 등록하면 △수채화 △영화 △아트 포스터 등 12개 이상 종류별 이미지를 200개 이상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모든 이미지가 사용자가 등록한 사진을 기반으로 생성돼 사용자와 닮은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스노우의 첫 '히트작'은 'AI필터'였다. AI필터는 김창욱 스노우 대표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AI아바타에 앞서 AI필터를 만들었던 정태민 개발자는 "AI필터를 준비할 당시엔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안 돼 있어서 실행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오래 걸렸다"며 "실패한 케이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기술 개발이 돼 있고 애플리케이션도 준비돼 있어서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을 돌리면 바로 결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정 개발자는 AI필터와 최근 사용자들을 사로잡은 AI아바타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두 서비스는 다르지만 사용자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정 개발자는 "AI필터는 내 얼굴을 캐릭터로 바꿔주는 개념"이라며 "AI아바타는 원래 없던 나의 아바타 이미지를 AI가 사용자의 표본 사진들을 바탕으로 그려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AI아바타 역시 김창욱 대표가 지난해 12월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을 제안해 시작됐다. 당시 AI(인공 지능) 기반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 '렌사'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고, 이때 스노우는 관련 기술을 보유한 상태에서 서비스 출시 방식을 고민하던 중이었다.

AI아바타 생성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임에도 출시 15일만에 20만명 이상 사용자를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개발진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상기되어 있었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어 특히 스노우 입사를 희망했다는 김효진 개발자는 "개발한 서비스를 출시하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해시태그 검색을 해본다"며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하면 뿌듯하고,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이어 정태민 개발자는 "이전 직장에선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이런 서비스는 누가 어떻게 쓰고 있는지 개발자가 체감하기 쉽지 않다"며 "사용자와 가까운 스노우에서 일하다 보니 반응을 바로 볼 수 있는 게 즐겁다"고 들뜬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AI아바타가 사용자들 사이에서 각광받은 이유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실제 인물과 닮은 아바타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진에게 훗날 AI아바타가 영화 '아바타' 속 아바타들처럼 영상화돼 움직일 수 있을지 물었다.
이에 정태민 개발자는 "라이브로 움직이는 것은 정말 갈 길이 멀다"면서도 "AI필터와 같이 원래 라이브 모델에 데이터를 생성해서 잘 녹이면 괜찮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래를 기약했다.
개발진은 선정적 이미지가 생성될 가능성 등 서비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인지하고 있었다. 스노우의 AI아바타 서비스와 비슷한 '렌사'는 성별 고정관념을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남자 이용자들의 아바타는 우주비행사, 탐험가 등의 이미지로 생성하는 반면 여자 이용자들의 사진은 과도하게 선정적인 이미지로 생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정 개발자는 "논란과 우려에 대해 알고 있다"며 "선정적인 이미지가 나오지 않게 조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네거티브 키워드'를 넣어서 선정적 이미지가 안 나오게 하고, 출시하고 나서도 문제가 될 부분이 있으면 모니터링해서 수정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진은 CS(고객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받으며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발진은 '다음 목표'를 전했다. 정 개발자는 "사용자들은 사진을 올리면 바로 보고 싶을 테니 좀 더 빠르게 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고, AI 모델 자체를 데이터 생성용으로 써서 그동안 데이터가 없어서 못 만들던 필터들을 앞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