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근 유상증자를 발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식을 매입한다. 김동관 부회장의 첫 자사주 매입으로 한화 측은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현지 대규모 투자를 실현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약 30억 원(21일 종가 기준 약 4900주) 규모로 매수한다고 23일 밝혔다.
또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유상증자에 따른 우리사주 매입과 별도로 각각 9억 원(약 1450주), 8억 원(약 1350주) 규모로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 금액은 지난해 연봉 수준으로 김 부회장과 손 대표, 안 사장은 24일부터 순차적으로 매수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른 임원들도 자율적으로 지분 매수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유럽의 독자 재무장과 미국의 해양방산 및 조선해양 산업 복원의 큰 흐름 속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식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회사와 주주 미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약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국내 주식 시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유상증자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2년간 6조 원대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역대급 유상증자로 주주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전체 주주보다 총수 일가 이익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상증자가 글로벌 방산 시장 '톱 티어' 도약을 노린 선제적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방산 분야 현지 투자를 확대해 K-방산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 중 1조 6000억 원은 폴란드, 루마니아, 호주, 미국, 사우디 등에서 생산거점 확보 및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위한 투자 금액으로 사용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추진장약(MCS) 스마트팩토리 설립에 9000억 원, 미국의 해양방산 및 조선 산업기반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 조선소 확보에 8000억 원, 무인기 엔진 및 체계 양산을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한다.
손재일 대표는 “투자시점을 실기하면 반짝 호황으로 끝나고 도태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중장기적인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준비하고 발굴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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