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올해 3월 주요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 관전 포인트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새로운 시각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영입을 대폭 확대하고 개미 투자자는 물론 행동주의 펀드들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커질지 관심이 쏠린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흐름도 눈에 띈다.
23일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19일, 현대차는 20일, LG전자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다른 기업들도 이사회를 열고 속속 주총 일정을 확정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전문가 영입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총에서 승인을 요청한 사내외 이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문가 보강을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새 사외이사로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사내이사로는 전영현 DS 부문장과 송재혁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선임 안건을 주총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다.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부문을 보강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현대차 역시 IT와 반도체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이사진 개편을 추진한다. 새로운 사내이사에는 진은숙 현대차 ICT 담당 부사장을 내정했다. 현대차의 첫 여성 사내이사 선임이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과 자본시장 전문가인 김수이 전 CPPIB 글로벌 PE 대표, 벤자민 탄 전 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사외이사로 합류한다.
LG전자는 인적자원 관리 전문가인 강석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LG전자는 강 교수가 앞으로 LG전자 사업 전략과 연계한 인사 제도, 조직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거나 배당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총 3조 487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또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약 3조 원 규모의 자사주도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했고 주당 1만 원의 기본 배당을 유지하기로 했다. KG그룹도 배당 성향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가치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셀트리온 역시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또한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현금 주식 동시 배당을 이번 주총에서 승인한 후 지급한다. 총배당금 규모는 약 1537억 원이며 보통주 1주에 현금 배당액은 750원이다.
주주행동주의의 행보 역시 관심사다. 그간 기업들이 경계해 왔던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번 주총에선 어떤 점을 파고들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주주행동주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주주 환원 정책이 낮은 기업을 향해선 경영 개선을 촉구하고 지배구조 개선, 주주 소통 강화 등도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동주의 펀드는 이미 주총을 앞두고 세 과시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코웨이는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이남우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안을 두고 충돌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소액주주연대 역시 집중투표제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소액주주들의 인식 전환, 제도적인 기반 마련으로 주주행동주의가 펼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다"며 "이들의 방향성과 목적 달성 여부가 정기 주총의 관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