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LG(003550)그룹이 올해를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으로 정하고 새 먹거리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대 신성장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에서도 글로벌 수요가 폭증한 AI에이전트·AI데이터센터 냉난방기(칠러) 등 AI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066570)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만나 'AI 에이전트', 'AI 데이터센터 냉각 설루션', '인도 AI 공동 프로젝트' 등 양사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사장, 현신균 LG CNS(064400) 사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도 배석했다.
먼저 LG전자와 MS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하기로 했다. 조주완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MS의 애저 오픈 AI(Azure OpenAI)와 빙 검색(Bing Search)으로 구동되는 이동형 홈 허브인 LG Q9을 소개했다"며 "AI가 일상생활에 녹아드는 '가사노동해방'(Zero Labor Home) 실현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연내 출시 예정인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를 공개한 바 있다. Q9은 LG전자가 선보이는 최초의 가정용 로봇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 출시될 전망이다.

LG그룹은 Q9에 탑재되는 애저 오픈AI 기반 GPT 외에도 자체 추론형 인공지능(AI) '엑사원 딥'(EXAONE Deep)을 개발하며 AI 에이전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엑사원 딥은 국내 최초의 추론 AI 모델로 동급 모델 기준 오픈AI, 딥시크보다 성능이 우월하다. 향후 Q9을 비롯한 스마트홈 AI 생태계 구축에 엑사원 딥을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
조주완 사장과 나델라 회장은 MS의 AI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초대형 냉난방기인 '칠러'를 공급하는 '빅딜'을 성사했다. 조 사장은 "MS의 데이터 센터에 냉각 설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MS AI데이터센터향(向) 대규모 칠러 수주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칠러를 비롯한 냉난방 공조사업(HVAC)는 LG전자가 밀고 있는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부를 별도로 분리·신설하며 힘을 실었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 매출 비중이 5년 뒤인 2050년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LG그룹이 AI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구광모 회장의 명확한 의지가 녹아있다. 구 회장은 지난 26일 정기 주총에서 LG그룹의 양대 축으로 '컴플라이언스 경영'과 '신성장동력 투자·혁신'을 언급하면서 "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 분야에서 차별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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