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새벽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370190)가 선정됐다.
현금 유동성이 좋은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하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변제율이 극히 낮아 채권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직매입 기반의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오아시스가 티몬의 오픈마켓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 매각을 위해 투자 제안서를 보낸 200여곳 가운데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오아시스가 유일했다.
티몬은 지난달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뒤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경쟁 상대가 없어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예정자 선정은 사실상 확정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인수 대금은 오아시스가 제시한 금액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티몬 인수 대금은 116억 원이며, 미지급 임금, 퇴직금 채권 등을 포함하면 실질 인수 금액은 181억 원 상당이다. 5년간 티몬 직원들의 고용 보장도 약속했다.
오아시스는 e커머스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현금 보유액이 많아 인수에 있어 자금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오아시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490억 원가량이다.

문제는 채권자 설득이다. 오아시스는 인수 대금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하고 추가로 운영자금을 투입,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을 내놨다. 채권 규모만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데, 200억 원이 채 안 되는 인수 금액으로 피해를 복구하기엔 턱없이 모자르다.
실제로 오아시스 인수를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이 통과될 경우 일반 회생채권의 M&A 변제율은 0.8% 내외로 예상된다. 티몬의 파산 시 추정되는 변제율(0.44%)보다는 높지만 피해 금액의 1%도 돌려받지 못하는 셈이다.
조인철 티메프 법정관리인은 "16일 검은우산 비대위, 17일 채권자협의회를 만날 예정"이라며 "인수·합병(M&A)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시장에서 정한 금액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파산보다 인수가 낫다'고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직매입을 기반으로 비용을 낮추는 경영을 하던 오아시스가 오픈마켓 사업에 필수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우수한 판매자를 입점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다.
오아시스는 직매입 판매로 물류 효율화를 최상으로 추구해 왔던 만큼 티몬에 물류 경쟁력을 입혀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최근 오아시스는 아임닭을 인수한 데 이어 상반기 내 새벽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물류센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며 "할인 프로모션 등은 모두 다 비용이고 판매자들은 신뢰 문제로 입점을 꺼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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