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이어 홈플러스발(發) 위기까지, 유통업계 전반으로 유동성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유통 업황 부진 속 롯데 등 대형 유통채널부터 e커머스까지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대형 사모펀드가 보유한 대형마트까지 자금난에 휘청이면서 투자유치 불확실성이 커졌다.
티메프 사태 이후 불거진 대형 악재로 투자와 인수합병(M&A)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유동성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유통업계에 대한 투자심리와 M&A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례적으로 선제적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나선 홈플러스는 일반 상거래 채권(납품 대금)을 지급하는 데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홈플러스의 유동성 확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산 지연으로 납품을 일시 중단하거나 재개한 업체들은 "홈플러스는 현재 일부 공익채권만 정산한 상태로, 회생 직전(20일 전)에 해당하는 회생채권의 정산 일정은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어음 정산 시스템'으로 계약했던 업체의 경우, 회생채권 상환 불확실성에 따라 '현금 정산 시스템'으로 조정해 납품을 재개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현금 확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홈플러스 측은 "새로운 유동성 확보는 현재로서는 현장 매출(현금)밖에 없다"면서 "신용등급 하락으로 금융권을 통한 자금 유입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정상적인 영업 전제하에 현금 창출 능력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 핵심은 금융자본의 기업 경영 리스크로, 사모펀드의 경영 실패라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업체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다.
11번가나 티몬 등 M&A에도 난기류가 예상된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기업공개(IPO) 실패 후 2023년 재무적 투자자(FI) 주도로 강제매각에 나섰지만 티메프 사태에 따라 답보 상태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법정관리 후 인수전에 난항을 겪으면서 개별 매각에 돌입한 가운데 오아시스(370190)마켓이 티몬 인수에 나섰지만 '자금 확보'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e커머스의 경우 직매입, 위수탁 등 거래 조건에 따라 계약이 다르지만 대부분 '현금 정산'을 한다. 유동성 확보나 신규 투자가 관건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와 홈플러스 리스크로 유통 관련 신규 투자나 매각, 기업공개(IPO) 등 자본 흐름 전반으로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라면서 "산업 생태계의 접근방식이 다른 사모펀드의 경영 실패라는 선례로, 향후 투자 확보는 회의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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