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지난해 4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수준인 14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올랐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26%p 이상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한 부실채권 상·매각을 지도하고 부실채권 대비 능력을 높이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하기로 했다.
25일 금융감독원의 '2024년 12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액은 14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대비 3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2020년 2분기(15조 원) 이후 가장 높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원금 또는 이자 상환이 연체된 채권을 말한다.
부실채권 비율은 0.53%로 나타났다. 2023년 3분기 이후 매 분기 상승세였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같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06%p 상승했다.
부실채권 대손충당금 잔액은 27조8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전 분기 27조2000억 원 대비 6000억 원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려운 때를 대비해 미리 마련해 두는 일종의 준비금이다.
대손충당적립률도 187.7%로 전 분기 대비 0.3%p 올랐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6.3%p 하락했다.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5조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7000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4조3000억 원으로 6000억 원 불어났다. 가계여신도 전 분기 대비 1000억 원(1조2000억 원→1조3000억 원) 늘었다.
대신 부실채권 정리규모도 5조6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6000억 원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매각(대손상각 1조3000억 원, 매각 2조 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1조2000억 원) △여신 정상화(8000억 원) 순이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5%로 전 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이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29%로 같은 기간 대비 0.02%p 상승했고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도 1.80%로 전 분기보다 0.25%p 올랐다.
금감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전 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코로나19 이전(0.77%)보다 낮지만 향후 경기회복 지연과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부실채권 상·매각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