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직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5대 거래소에 보유한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넘겼다.
한국은행이 21일 펴낸 지급 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 가상자산 보유 금액은 104조 1000억 원으로 전월(102.6조 원) 대비 1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이었던 지난해 10월 말에는 가상자산 보유 금액이 58조 원에 그쳤으나 10~12월 두 달 동안 2.2배 급증했다.
당시 가상자산에 우호적 입장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자 친(親)가상자산 정책 기조에 대한 기대가 커졌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11월 초 선거 직후에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호전되며 거래가 급격히 활발해졌고, 이에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며 보유 금액도 확대된 상황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국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 대금은 17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재선 이전인 10월(3.4조 원)의 5배에 달했다.
예치금도 같은 기간 4조 7000억 원에서 10조 7000억 원으로 2.3배 늘었다.
한은은 미국·홍콩 등의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 규제법(MiCA) 시행에 따른 규제 불확실성 해소도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상자산 정책과 제도에 관한 논의는 작년 11월 출범한 가상자산위원회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확대, 스테이블 코인 규제 체계 수립 등 주요 현안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2단계 입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고강도 관세 정책 여파로 연말과 달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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