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건보 지출 증가 요인 77%가 의료비 상승…수가제 개편해야"

"韓 의료비 OECD 평균 넘어서…포괄수가제·성과 보상제 등 도입"

서울의 한 병원.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의 한 병원.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최근 건강보험 지출 증가의 주요 원인이 인구 고령화가 아닌 '의료서비스 가격 상승' 때문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건강보험의 재정 한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를 '포괄수가제'와 '성과기반 보상제도'로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KDI FOCUS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를 인구 구조, 의료서비스 이용량(수량 요인), 의료서비스 가격(가격 요인)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율은 28.0%였는데, 이 중 가격 요인이 76.7%를 차지했다. 수량 요인이 14.6%,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인구 요인은 8.6%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는 고령화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낮았다.

특히 가격 요인의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 이른바 '동네 병원'의 가격 상승률은 28.4%로 병원급(18.1%)보다 높게 조사됐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서비스 증가율은 32.2%로 입원서비스 이용 증가율(16.0%)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권 연구위원은 "가격 요인의 영향력 확대에 외래서비스가 주로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비용의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 진료 강도의 변화, 수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본문 이미지 - 권정현 KDI 연구위원. (KDI 제공)
권정현 KDI 연구위원. (KDI 제공)

65세 이상 인구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 기여율에서 인구 요인(고령화)은 2019년 기준 44%로 2012년(52%)보다 8%포인트(p) 줄었다. 반면 가격 요인은 49%로 2012년(19%)에서 30%p 상승했다.

권 연구위원은 "65~69세 인구의 의료서비스 이용량의 감소로 인해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에 대한 음의 기여가 2012년부터 지속되고 있다"며 "고령화에 기인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건강보험 재정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의료서비스의 가격 및 이용 증가 정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85세 이상 고령층에서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가 지속되는 만큼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증가하는 시기가 지연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권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에 현행 행위별 수가제 중심 지불체계를 포괄수가제와 성과기반 보상제로 보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는 행위별 진료보다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행 방식에서는 이를 충분히 유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KDI는 현재 의료행위 단위의 지불제도인 행위별 수가제하에서는 환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와 상담, 예방, 관리를 포괄하는 서비스에 대해 보상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위원은 "현재 의료행위 단위의 지불제도인 행위별 수가제하에서는 환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 및 상담, 예방, 관리를 포괄하는 서비스에 대해 보상이 어렵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예방 및 관리의 포괄적인 기능에 대한 보상과 지속적 환자 관리에 따른 성과 보상이 가능하도록 묶음 지불제도와 성과기반 보상제도를 활용해 행위별 수가제 중심의 지불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보험 지출 요인에 대한 평가를 정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출 관리 방안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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