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이창용 "美관세 영향 예측 낙관적이었다…영향 더 크게 봐야"

"경기 떨어지는 만큼 다 부양하면 엄청난 부작용 겪을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볼 때, 2월 전망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며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영향을 더 크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이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정책과 관련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 또는 그 이하로 추정되는데, 올해 경제 성장률이 1.5%보다 낮아지면 (잠재 대비) 떨어진 전체를 다 경기 부양으로 올리는 건 1년 정도 괜찮을지 몰라도 그다음 엄청나게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취재진 간의 일문일답.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위원님들의 3개월 금리 전망은 어떤가.

▶먼저 5명의 다수 의견을 낸 금통위원은 앞서 설명해 드린 대로 성장을 고려한 성장과 물가를 봤을 때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통화 정책이 이미 금리 인하 기조에 있고 여러 가지 정책 불확실성, 또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 자본 유출에 대한 고려, 이러한 것들을 항상 고려할 때 당분간은 좀 금리를 동결하고 지켜보자는 그런 의견이었다.

이에 반해 소수 의견을 낸 신성일 위원은 최근의 물가 상승만을 보면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환율과 가계 부채 등 우려할 부분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경기 둔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향후 3개월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금리 견해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8명 모두 3개월 이내에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 이유는 경제 상황을 볼 때 5월에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5월에 발표될 전망 추정치와 그 밖에 여러 가지 금융시장 상황, 외환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였다.

얼마 전 한은의 경제 상황 평가 박스를 보니 1분기 역성장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현재 상황을 볼 때 2월 시나리오에서 얼마나 더 나빠진 건가.

▶지금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나온 걸 볼 때 이미 상호관세를 고려하더라도 대중국 관세율이나 품목별 관세율, 10% 기본 관세를 볼 때 이미 2월에 전망했던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이 돼 있다. 그래서 당연히 관세 영향을 더 크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관세 정책이 변화가 심하고 또 앞으로 협상이 남아 있기 때문에 5월 경제 전망 때 어떤 베이스라인을 정해야 한다. 5월 전망 때 자세한 수치는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통화 정책을 당분간 관망하겠다고 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지면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도 제한되는 건가.

▶연준의 인하 속도는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관한 효과에 따라서 속도가 결정될 것 같다. 다만 미국과 기계적으로 금리 차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것은 없기 때문에, 또 2023년이 넘어서는 미국 금리 정책과 상당수 디커플링이 있어 왔기 때문에 국내 경기를 우선으로 하되, 당연히 금리 차를 포함한 환율의 영향도 같이 고려하겠다.

탄핵 이후에도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 심리 회복이 당초 하반기 정도에는 회복될 거라고 봤는데, 이것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보나.

▶정치 불확실성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저희가 계속해서 정치와 경제는 분리하기 어렵지만 가능하면 정치적인 양극화로 혼란이 있더라도 경제 정책만큼은 독립해서 가는 모습을 보여 충격을 최소화하자는 메시지를 많이 냈다. 1분기에는 저희 생각보다 더 정치적인 양극화가 더 심화하고 해소가 지체되면서 소비와 경기 내수가 많이 부진해졌다. 하반기에는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간 15조~20조 정도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현재 정부에서 12조 원 규모의 추경 계획을 냈다. 추가적인 재정 정책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나.

본문 이미지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추경에 관해서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우리가 지난 1분기에 정치적으로 갈등이 심하고 추경에 대한 양당의 생각이 다를 때 중앙은행 총재가 그것을 언급해 정치적인 중립성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래서 참 조심스러웠지만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추경에 관해 언급한 것은 너무 예외적으로 일어난 대형 사태로 경제가 많이 안 좋아질 것 같고, 그래서 추경이나 경기 부양책이 발표가 안 되면 해외 여러 유수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가 너무 나쁘게 나오는 것을 막았으면 하는 생각에 말씀드렸다.

또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생기더라도 한국은 여·야·정이 합의해서 경제 정책만큼은 정치와 분리해 진행한다는 메시지로 가장 중요한 도구가 추경이기 때문에 추경에 대한 합의를 보면 대외 신인도를 얻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에 예외적으로 중앙은행 총재로서 추경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제 그런 상황이 지났기 때문에 추경을 얼마나 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희 생각에 추경의 효과가 12조 원 규모라면 경제성장률은 0.2%p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환율이 여전히 1400원대로 높은 수준이다. 또 변동성이 심한 흐름을 보인다. 향후 변동성이 좀 축소되기 위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나.

▶환율 수준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난 일주일 사이에 1480원에서 1420원까지 왔다 갔다 하고 또 어제는 1410원을 갔다가 다시 또 올라오고 하는 그런 상황이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선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미국의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거기엔 미중이나 다른 나라가 어떻게 이를 수용할 건지, 보복할 건지 이런 거까지 정해지는 것이 하나다. 두 번째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나 성장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에 따라서 미국의 통화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그 달러 인덱스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우리나라의 환율이 이렇게 올라가는 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에 따라 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정권의 재정 확대 정책에 맞춰 금리 인하도 같은 속도로 갈 것인가. 아니면 내수 부양은 재정 정책에 맡기고 한은은 금융 안전에 힘을 쏟을 건지.

▶경기가 이렇게 나빠질 때 통화 정책만 가지고 대응하기 어렵다. 양쪽이 어느 정도 공조를 하면서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또 하나는 많은 경우에 성장률을 낮추면 이런 부양책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올려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에 대해서는 좀 합리적인 기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잠재 성장률을 2%나 그보다 좀 낮다고 보고 있는데, 저희가 성장 전망을 낮출 때 그 떨어진 부분 전체를 다 경기 부양을 통해 올린다고 할 때, 성공해도 1년 정도 괜찮겠지만 그 이후 엄청난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성장률이 1.5% 밑으로 가더라도 통화 정책은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본문 이미지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금 1.5% 성장 전망에서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큰데 저는 지금 저희가 통화 정책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이게 소위 실기론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재정과 통화 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을 남보다 먼저 시작하고 세 차례 하고 있고 또 지금 계속할 예정이다. 그렇게 볼 때 보수적인 통화 정책이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서 적절히 조정하고 있는데, 내려가는 정도인 타이밍만 지금 앞뒤로 조정하고 있고, 사실 이렇게 지금 아까 불확실성이 없었으면 더 많은 결정을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봐서 보수적으로 결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달러 인덱스가 많이 내려오기는 했는데, 유로화나 엔화는 절상이 조금 빠르게 되지만 원화는 좀 더딘 감이 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의 정치 불안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서 1400원 초반에 있던 환율이 계엄 발표 이후 1460~1470원까지 올라갔다. 이제 원화가 절상되는 국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에 대해서 영향을 같이 많이 받고 정치적인 안정성이 아주 완벽히 본 상태로 돌아온 게 아니기 때문에 좀 덜 내려오는 것 같다. 지금 현 수준은 여러 경제 모델로 보면 저희가 펀더멘털보다는 조금 더 절하돼 있는 그런 상황이다.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우리 정치적 불확실성이 좀 안정이 되면 더 내려올 여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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