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멈춰선 노동개혁…계속고용·근로시간 개편 등 난망

[탄핵 가결]국정 공백으로 노동 정책 추진력도 타격 불가피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 올스톱…정년연장 등 시급 현안도 우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이었던 노동 개혁 동력도 상실이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근로 시간 개편, 계속 고용·정년 연장 등 노동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사실상 국정 공백 상태를 맞으면서 정책 추진력도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집권 3년을 채우지도 못한 상태에서 탄핵을 맞게 된 만큼, 청년 취업과 같은 시급한 노동 현안에 대한 정책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사실상 국정 공백 상태를 맞게 됐다.

탄핵안이 가결되며 정부의 정책 동력이 약화되면서 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였던 노동 개혁 등 4대 개혁 추진도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당초 정부는 법치주의 강조 기조 아래 노동조합의 의무 및 책임을 강화하고, 근로 시간 개편 문제와 정년 연장,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등 산적한 노동 현안에 대한 개혁을 준비 중이었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노사 주체들을 만나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노동 약자를 보호할 정책 역량 등을 고민해 왔다.

하지만 아직 노동 개혁에 대한 성과는 크지 않았다. 특히 임금·근로 시간 개편은 지난해 3월 '주 최대 69시간' 개편안을 내놨다가 호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선 바 있다. 이후 정부는 근로 시간 관련 설문조사를 발표하면서 현행 주52시간제를 바탕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보완한 방안들을 논의하겠다고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다행히 지난 2월 노·사·정 사회적대화가 복원되면서 일·생활 균형위원회, 계속고용위원회 등 2개의 의제별 위원회와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운영하며 노동 개혁 방안에 시동을 걸었으나, 이마저도 비상계엄 후폭풍을 맞으면서 전면 중단됐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직후 노동계는 '자격이 없는 정부와의 대화는 무의미하다'면서 사회적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노동계의 이탈로 경사노위는 지난 12일 정년 연장을 포함한 계속 고용 방안 마련을 위해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잠정 연기했다. 이에 따라 정년 연장에 대한 로드맵을 연말쯤 발표할 예정이었던 정부의 계획도 무기한 연장됐다.

권기섭 경사노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이 사회적대화의 골든타임"이라면서 정년 연장·불공정 격차 해소 등 노동 현안들에 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금 이 시기를 넘기면 (노동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노동시장 법 제도 개선을 (서두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지만, 비상계엄과 탄핵 상황에 직면하면서 윤석열표 노동 개혁도 멈춰 서게 됐다.

이뿐 아니라 특수고용·플랫폼종사자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던 노동 약자 지원법,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 등 정부의 노동 입법들도 당분간 기약 없는 중단 사태를 맞게 됐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는 "내년 사업 계획도 세워졌고 예산안도 확정된 만큼 하던 업무에 매진하면 될 것"이라면서 "국정과제에 대한 동력은 약해지겠지만 각 부처 장관의 지시를 따르며 시급한 정책들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가 나오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2024.1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가 나오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2024.1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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