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남편 대신 가족 부양했던 어머니…장기기증하고 하늘로

30년 전 남편 쓰러지자 섬유·자동차부품 공장서 일하며 가족 부양
사고로 쓰러져 뇌사…"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일" 가족 동의

본문 이미지 - 뇌사 장기기증으로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소천한 허곡지 씨(69).(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기증으로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소천한 허곡지 씨(69).(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30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섬유공장 등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던 60대 어머니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8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허곡지 씨(69)가 간장을 기증하고 소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허 씨는 지난 2월 28일 안타까운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이후 허 씨는 가족의 동의로 간장을 기증해 1명의 생명을 살렸다.

허 씨의 자녀들은 다시 깨어날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기적을 기다리겠으나 이대로 누워있다가 삶이 끝나기보다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일이 어머니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

허 씨는 대구에서 2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조용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누군가 어렵다고 하면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30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경제적 활동이 어려워지자, 섬유공장, 자동차부품 공장, 요양보호사 등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일을 했다. 등산을 좋아해 주말이면 친구들과 산에 자주 올랐고 퇴근한 뒤에는 강아지와 산책을 즐기곤 했다.

허 씨의 아들 장재웅 씨는 "엄마.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해요. 아버지도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다 5년 전에 떠나셨는데 엄마마저 뇌사로 떠나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요"라며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와 함께 편히 잘 쉬세요. 살면서 못 했던 말인데 사랑해요. 엄마"라고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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