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보건복지부가 올해 편입된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에게 현장 직무교육을 제공하지 않고, 온라인 교육만 진행하기로 했다. 사직 전공의 상당수가 수련을 중단한 채 공보의로 복무하게 돼 의료계 여론이 나빠진 상황에서 공보의가 푸대접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입영을 한 올해 의과 공보의 250명에 대한 시도 배치 작업이 이날부터 이뤄진다. 공보의들은 오는 31일 자로 즉각 배치되고, 기초군사훈련이 끝날 다음 달 7일 시군구 세부 배치를 위해 이동해야 한다.
이성환 협의회장은 이런 결정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직무교육을 거쳐 배치됐다. 공보의는 3~4일이 지난 뒤 세부 배치 후 근무를 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 신규 공보의는 훈련소 안에서 배치되는 등 과정이 일부 단축됐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때만큼 정부가 현장 투입에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0~2022년 신규 공보의는 훈련소에 가지 않고 코로나19 현장 대응에 우선 투입된 바 있다. 신규 공보의에게 제공되던 직무교육은 온라인 교육으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교육 실시를 위해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 실시한다"고 설명했으나, 이성환 회장은 "공보의의 현역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공보의 복무규정 등에는 직무교육 불참자를 현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번에 공보의로 차출된 사직 전공의들이 이를 근거로 대체복무역에서 현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복지부는 최소한의 사전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은 채 매년 진행하던 직무교육을 취소하고 일단 배치부터 해버리겠다고 한다"며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이제는 그 누구도 공중보건의사나 군의관을 가라고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다. 비효율로 점철된 지역의료와 그럼에도 그 지역의료의 마지막 보루였던 공보의의 멸망은 오랜 기간 협회의 외침에 침묵했던 복지부와 대책 없이 공보의에만 의존하고, 혹사시켜 온 지자체의 컬래버(합작)"라고 꼬집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이취임식을 열고, 연임 사실을 밝힌 이 회장은 "작년보다 올해는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어, 의료취약지에 있는 국민들을 보호하고, 의료 취약지에서 젊음을 태워 헌신하는 공보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였던 동료들이 공보의로 들어온다. 어떤 방식으로든 노력하고 협력하겠다"면서 "연임에 98.7% 찬성이라는 지지와 부탁을 하신 분들 뜻을 무겁게 받들어 올해 신규 공보의를 비롯한 전국의 격오지에서 헌신하고 있는 이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의 연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취임식을 찾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은 "500명이 넘는 공보의들이 소집해제를 했음에도 충원은 그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업무 부담과 농어촌 지역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게 자명해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박단 위원장도 과거 제주교도소와 서울역 노숙인 무료 진료소에서 공보의로 복무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젊은 의사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공조하며 노력하겠다. 앞으로의 여정에 힘이 돼 드릴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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