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추진에…의학회 "교육 부실 우려, 80시간 유지해야"

의학회 "양질의 전문의 양성 위해 충분한 수련 시간 확보돼야"
"주당 근무시간 줄일 경우 전체 수련 기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전국 수련병원 레지던트 1년차 실기시험일인 1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국 수련병원 레지던트 1년차 실기시험일인 1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정부가 전공의들의 주당 수련 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실력 있는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선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료계 내부 의견이 나왔다. 주당 수련 시간을 줄일 경우엔 전체 수련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 혁신'의 일환으로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줄이고, 연속근무시간도 3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근무여건 개선 시범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시범사업은 전공의 연속근무시간을 24~30시간으로 줄이고 있으나 올해 주당 근무시간을 72시간, 연속 근무시간을 24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국회에도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과 관련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전공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60시간 이내, 연속 근무 시간을 24시간으로 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제한하고, 교육 목적으로 일주일에 24시간 연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연속 근무시간은 24시간으로 했다.

본문 이미지 - (의학회 제공)
(의학회 제공)

하지만 현장에서 수련과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주당 수련시간이 단축될 경우 수련 교육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인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이달 의학회 뉴스레터에 기고한 '최근 전공의 수련 관련 법안 발의안에 대한 분석과 제안'에서 "양질의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련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에 따르면 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 수련교육이사 회의에서도 한국은 주 80시간을 최대 상한으로 두고 있어 연속 근무 시간은 전날 근무와 당직 포함 24시간에 다음 날 아침 환자 인계와 전공의 교육 등에 최소 4시간의 추가 연속근무를 포함해 28시간 정도는 돼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그는 "수련시간을 얼마나 해야 역량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수련 계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외국 사례 80시간이 적절할 것"이라며 "현재 주 80시간에 맞춰 수련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주당 수련 시간이 줄어들게 될 경우 수련 기간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학회에 따르면 전공의 주당 수련 시간이 비교적 짧은 영국(최대 48시간)은 수련 기간이 5~8년이고, 주당 40시간인 독일은 5~6년이다. 주당 근무시간이 짧지만 수련 기간이 길어 전체 수련 시간은 한국, 미국 등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문과목에 따라 주 80시간의 수련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 줄이게 된다면 수련 자체가 불가하다고 생각된다고 하는 과들이 있다"며 "정성적 평가로 가는 시스템이 아직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당 근무시간부터 줄이게 된다면 검증되지 않은 전문의들이 양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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