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70대 A 씨는 손주가 놀러 오는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세정제를 사용해 몸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씻고 창문을 활짝 연 채 집 청소를 한다. 혹여 손주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나는 냄새로 불편해하지 않을까 염려해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명 '노인 냄새'라고 불리는 퀴퀴한 냄새는 '노넨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원인이다. 피지 속 지방산이 산화할 때 만들어지는 노넨알데하이드는 노화가 일어나며 더 많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모공에 쌓여있을 때 냄새가 동반한다. 성별과 무관하며 노화와 함께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부의 모낭에서 피지가 나와 피부의 탄력과 보습을 유지하게 되는데 피지에서 분비되는 지방산이 산화되며 노넨알데하이드가 나온다"며 "보통 젊을 때는 만들어지지 않다가 40세 이후로 많이 생성된다"고 말했다.
노넨알데하이드는 몸속 지방이 많고 적은 것과는 무관하다. 강 교수는 "노인 냄새는 피부 속 지방이 산화되는 것이기에 비만한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노인 냄새는 나이가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신체 현상이기에 냄새를 완벽하게 없애는 것은 불가하다. 다만 생활 습관의 개선, 특히 식습관을 통해 냄새를 개선할 수 있다.
강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덜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 채소, 과일 등을 넉넉하게 먹어야 하며 특히 물을 많이 마시라고 강조했다. 체내 수분이 부족할 경우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몸에서 나는 냄새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또 면으로 된 속옷을 자주 갈아입고 냄새가 배기 쉬운 침구류와 옷, 양말 등을 수시로 세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씻을 때는 세정제를 사용해 겨드랑이와 회음부, 귀 뒤 등 체취가 강한 부위를 꼼꼼하게 매일 닦아야 한다. 강 교수는 "일주일에 1~2번 정도는 탕에 들어가는 게 도움 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폐물과 땀을 배출하기 위해서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활동량이 적어 땀 분비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노년기에 운동할 때는 하루 최소 30분,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웨이트 트레이닝 및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30분~60분가량 하며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함께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도움 된다.
다만 노년기에는 골밀도가 부족하고 신체능력이 저하되기 쉽기 때문에 몸 상태에 맞지 않는 과도하고 격렬한 운동은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운동이 필요하지만, 골밀도가 부족한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별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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