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창구 막히고 전공의 모집도 저조…尹 의료개혁 첩첩산중

주요 대학병원 전공의 모집 0명 또는 한 자릿수
전공의 등 의료계 "의료농단 주범 처벌…백지화" 촉구

'비상계엄' 무리수에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며 의대정원 증원 동력이 소멸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의료농단·계엄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비상계엄' 무리수에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며 의대정원 증원 동력이 소멸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의료농단·계엄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김규빈 강승지 기자 = 계엄 해제에도 불구하고 포고령에 '현장 미복귀 의료인 처단'을 명시한 후폭풍이 거세다. 계엄 여파가 전날(9일) 마감된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이어지며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10일 보건복지부 수련평가위원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각 수련병원의 내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 차) 모집 지원자는 '0명'이거나 한 자릿수대로 나타났다.

수련평가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전날 오후 5시까지 2025년도 상반기에 수련받을 전공의 3594명을 모집했다. 그러나 지원자 수가 지난 하반기 전공의 모집 당시와 비슷하게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지난 7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당시 7645명을 선발한다고 공고했으나 지원자 수 104명(인턴 13명·레지던트 91명), 지원율 1.4%에 그쳐 추가 모집을 한 바 있다. 추가 모집 지원자도 21명(인턴 4명·레지던트 17명)뿐이었다.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과 관련해 뉴스1과 통화한 빅5 및 주요 수련병원 관계자들은 지원자가 몇 명이고 무슨 과에 지원했는지 밝히는 것을 난감해하면서도, 한결같이 지원율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한 자릿수대인 것까지만 밝힐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37명을 모집했지만 0명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대학병원은 지난 7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지원자가 0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지원자가 '0명'이라고 했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을 비롯한 필수의료패키지 등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후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일부 사직 전공의, 복귀 예정 군의관 등은 레지던트에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포고령 등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계엄 포고령에 '의료인 처단'을 명시한 여파가 "당연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사직하고 나왔는데 돌아갈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현장 미복귀 의료인 처단'을 명시한 계엄 포고령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는 더욱 단절되고 있다.

지난 5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참여하는 대한병원협회(병협) 등 3개 병원 단체는 "전공의를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 처단하겠다는 표현에 항의한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뉴스1 취재 결과 환자단체도 참여 지속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개혁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나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정지 상황과 의사들마저 나간 만큼 참여를 이어가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본문 이미지 - 비상 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대기중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한 뉴스를 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비상 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대기중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한 뉴스를 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젊은 의사들과 의대 교수들은 '의료계엄 규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사직 전공의 등 젊은 의사 500여명은 8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 참석해 '의료 농단 주범 처벌'과 '의료 개혁 백지화'를 요구했다.

같은 날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시국선언대회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으로 시작된 의료 농단과 교육 농단을 다시 윤석열이 당선되기 전으로 돌려야 한다. 의대증원과 의료 개악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석한 김준성 가톨릭의대 교수는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각 대학 동창회, 동문회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국회는 지난 7일 오후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했지만 재석의원 195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탄핵안이 폐기되자 의료계는 의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에 불참한 의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서명옥, 인요한, 한지아 의원 등이다.

의정 갈등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여야의정 협의체가 지난 1일 파행된 상황에서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인한 의정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전공의 모집 지원율과 추가 모집 등은 모집 상황을 파악한 다음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모집 저조로 인한 전문의 수급 차질에 대해서는 "상황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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