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무역협상은 2단계로 진행한다.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한 후, 실무적인 부분으로 옮겨갈 것이다"
"(일본에 요구하는) 통화 목표 같은 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각국과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일본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베선트 장관은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2단계로 진행해 긴장을 완화할 것"이라며 "만족스러운 합의라는 건 반드시 실제 무역 문서 형태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첫 단계에서는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한 다음 실무 협상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베선트 장관은 통화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주요 7개국(G7)의 합의를 존중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협상에서 △관세 △비관세 무역장벽 △환율 조작 △노동과 설비 투자에 대한 정부 보조금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 특정 통화 협정이나 통화 목표를 요구를 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통화 목표 같은 건 없다"고 답했다. 엔·달러 환율의 직접적인 시정을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145%에 달하는 대중국 관세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양국 모두 이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를 초과하는 관세는) 금수 조처와 같고, 양국의 무역 단절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양측 모두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협상을 시작할 시점이 보이는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각국과의 협상이 몇 년씩 걸릴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가 작성한 두꺼운 보고서에는 비관세 장벽이든 관세든 각국에 우리가 요구하는 게 기록돼 있다. 따라서 협상에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호관세 인상은 각국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것이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문제와 관련해 누구의 의견을 듣느냐는 질문에는 "USTR도 있고 사업가들도 있다"며 "월마트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백악관을) 방문했으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왔다. 대통령은 항상 안팎에서 폭넓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 합의를 볼 것 같은 나라로는 인도를 지목했다. 베선트는 "인도는 많은 품목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는 있지만 비관세 장벽이 적고 환율 조작도 하지 않으며 정부 보조금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 성장률을 크게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IMF의 예측은 항상 후행적이며 경제 전망이 나올 때쯤 상황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7~9월에는 관세 정책의 전망이 더 명확해지고 세제 개혁법도 통과할 것이며 규제 완화도 하반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이 벌이는 무역 전쟁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미국에 공정한 무역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협상의 최종 단계에서는 다른 사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해임할 권리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변호사가 아니기에 그 점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24일 방미 중인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과 회담한다. 이 자리에서는 통화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