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밴스 급발진에 파국 시작됐다…머스크 위협 '맹견' 등장

정상회담 중 젤렌스키에 "무례하다" 직격…유럽선 극우정당 옹호하며 거친 언사
머스크에 가려진 존재감 드러내는 의도 분석…차기 대선 노린 포석일 수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와 JD 밴스 부통령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5.2.2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와 JD 밴스 부통령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5.2.2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거친 설전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적극 공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BBC 방송·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정상회담이 파국을 맞은 것은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의 설전에서 시작됐다.

밴스 부통령이 "전쟁을 끝내려면 외교가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를 깬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어떤 외교를 의미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밴스 대통령은 "나는 당신 나라의 파괴를 막을 외교를 말하는 것"이라며 "당신이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런 논쟁을 벌이는 것은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이때부터 회담 분위기는 얼어붙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을 위한 선거 유세에 참석했다며 "오늘 회담에 와서 고맙다는 말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냐"고 몰아붙였다. 또 "당신은 이 갈등을 끝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2인자인 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상대국 대통령을 몰아붙이는 모습은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밴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의 주요 동맹국에도 공세를 펼쳤다. 그는 지난달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유럽 전역에서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대표와 만나고 주류 정당들이 AfD와 협조하지 않는 '방화벽' 원칙을 비판했다.

지난 27일에는 백악관을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면전에서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인에도 영향을 끼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본문 이미지 - 14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2.14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14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2.14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밴스 부통령의 행보에 대해 그가 '충성 경쟁'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전략가인 랜스 트로버는 "JD 밴스는 대통령의 의제를 명확히 표현하고 공격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가 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정부효율부(DOGE)를 사실상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보다 존재감이 옅은 편이다. 트럼프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차기 공화당 후보로 밴스 부통령 질문이 나오자 "거론하기 너무 이르다"고 즉답을 피했다.

NYT는 이날 설전이 "가장 많은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못했던 밴스에게 인상적인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BBC는 "전임자들처럼 자기를 낮추는 정치적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고 '맹견'(attack dog) 역할을 자임하며 무대 중심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말할 때 조용하던 펜스 전 부통령과도 비교된다. 실제로 펜스 전 부통령은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설전을 벌일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서 화제가 됐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밴스의 공격이 사전에 계획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지시를 암묵적으로 따르는 과정에서 비롯된 사건인지, 밴스의 자기 정치가 만들어낸 사고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BBC는 "답이 무엇이든, 밴스는 단순한 트럼프의 2인자 이상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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