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고 중동의 '리비에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변국의 반발에 한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다.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가자지구 개발 구상에 대해 "그렇게 하는 건 내 계획일 뿐"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내 계획이 맘에 들었다. 내 계획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과거형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그게 말이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강요하는 건 아니다"라며 "난 그냥 앉아서 제안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미국의 가자지구 장악과 개발을 강하게 주장한 것에서 한층 누그러진 태도라 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는 가자지구가 누군가에게 다스려져야 한다면 그 주체는 미국이어야 한다는 욕심은 버리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이 이 지역을 장악했다면 "(가자지구는) 하마스 없이 발전했을 것"이라며 "깨끗한 상태에서 모든 걸 다시 시작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위치가 매우 좋기 때문에 그것(계획)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그걸 왜 포기했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왜 포기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발언이 이스라엘의 오랜 점령을 '소유권'처럼 해석하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가자지구 주민 약 200만명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영토를 점령해 장기적으로 소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인프라 및 주택을 건설하고 경제 개발을 이뤄 중동의 관광지 '리비에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랍 국가들은 "용납할 수 없다"며 트럼프의 가자 점령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12일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기 위한 역사를 언급하며 "100년 동안 이 생각에 맞서 싸워 온 아랍 세계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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