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24년 만의 북한 방문을 시작했다. 이날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고, 두 사람은 육·해·공군 의장대를 지나 레드카펫을 따라 걸어 나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의 의사소통은 둘이 만나자마자 시작됐다. 자동차 가까이 오자 두 사람은 잠시 멈춰 서서 수 분간 활발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때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를 자기 대통령 차인 아우러스에 타라고 초청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차에 먼저 타라고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푸틴이 뒷자리 오른쪽에, 김 총비서가 뒷좌석 왼쪽에 탔다. 이들은 모터사이클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떠났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김 총비서를 만난 것은 2019년 이래 세 번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24년 만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달 후인 2000년 6월 온 것이 처음이었다. 당시 그를 영접한 것은 김 총비서의 아버지 김정일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7500㎞의 긴 여정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다. 당초 발표는 18~19일 국빈 방문이었는데 19일 새벽에 도착하는 바람에 모든 일정이 19일에 이뤄지게 됐다. 두 사람은 최소 9시간 동안 다양한 형식으로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공식적인 환영 행사는 이날 정오에 김일성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 후 금수산 영빈관에서 1시간 반 동안 회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 후로도 맹방인 두 나라의 정상간 대화는 같이 차를 마시고 영빈관 주변을 산책하면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 수행단엔 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장관,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 올레크 벨로제로프 철도공사 사장 등을 비롯해 자원, 보건, 교통, 우주, 철도 분야 책임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이날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경제와 안보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담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1961년 조소(북·소련)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 2000년 북러 우호친선 및 협력조약, 2000년과 2001년의 평양선언과 모스크바선언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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