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각국 지도자들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우크라이나, 캐나다, 멕시코 등의 사례를 들어 이 같은 '트럼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 이후 오히려 국민들의 결속을 이끌어냈다. 최근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면박 주는 장면이 공개되자,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향한 공격"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후 젤렌스키의 지지율은 67%까지 상승했고, 특히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아졌다.
캐나다 집권 자유당의 경우 다가오는 총선에서 참패가 예상됐으나,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갈등을 계기로 지지율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물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병합하겠다"는 발언으로 캐나다인들의 분노를 샀고, 트뤼도 전 총리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섰다.
트뤼도의 뒤를 이은 마크 카니 총리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받아 트럼프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최근 '트럼프에 맞설 최적의 인물'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카니 총리는 43%의 지지를 받으며 34%의 보수당 지도자 피에르 푸알리에브를 앞섰다.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역시 트럼프와의 갈등 이후 지지율이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위협해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는 대신 이민 단속과 펜타닐 밀수 근절을 강화하는 등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했고, 셰인바움의 지지율은 85%까지 상승했다.
나탈리 토치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여기저기서 시스템을 박살 내고 다니는 공공의 적이 있다"며 "대중은 그의 권위에 입 맞추는 대신 단호하게 거절함으로써 실질적인 '식민화'를 막아낸 지도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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