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95세 할머니를 테이저건으로 쏴 사망에 이르게 한 호주 경찰이 징역형을 면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대법원의 이언 해리슨 판사는 이날 "크리스티안 화이트의 범죄는 과실치사 범주 내에서도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라며 2년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425시간의 봉사활동을 선고했다.
35세의 전직 경찰 화이트는 2023년 5월 당시 95세였던 클레어 나우랜드에게 테이저 건을 격발했다.
스테이크 나이프를 들고 다니는 등 나우랜드가 치매 증세를 보이자 그녀가 머물던 요양원 직원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화이트는 몇 분간 나우랜드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공개된 바디캠 영상에서 화이트는 대화가 통하지 않자 "아, 모르겠다"며 테이저 건을 격발했다. 당시 47.5㎏에 불과한 체구에 보행기 없이 스스로의 몸도 가눌 수 없었던 나우랜드는 그대로 뒤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나우랜드는 약 일주일 뒤 병원에서 사망했고, 화이트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고 직장에서는 해고됐다.
해리슨 판사는 이날 "화이트는 아주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범죄 행위가 경찰관으로서의 직무 수행 중 발생했고 미리 계획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징역형은 범죄의 객관적 심각성에 비해 과하다"고 판시했다.
희생자 유가족은 법정에서 오열하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나우랜드의 장남인 마이클 나우랜드는 "우리 어머니를 죽인 사람에게 내려진 처벌이 고작 이것이라니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우리가 바란 건 오직 정의와 공정함이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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