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유럽연합(EU)이 디지털 시장법을 위반한 애플과 메타에 총 7억유로(약 1조135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EU에서 디지털 시장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애플에 5억유로(약 8107억원), 메타에 2억유로(약 3243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한다고 밝혔다.
벌금 규모는 당초 '전 세계 매출의 10%'로 규정됐지만 관세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해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 기업에 대한 EU의 벌금을 "일종의 세금"이라고 직접 공격하고 기술 기업에 대한 벌금을 "해외 강탈"이라고 표현해 왔다.
EU는 애플과 메타가 60일 이내에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을 시 추가적인 과징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EU는 애플의 경우 앱 개발자들이 애플 앱스토어 외부에서 더 저렴한 가격을 안내하는 것을 금지한 조치가 공정경쟁을 저해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메타에 대해서는 '광고 없는 유료 이용' 또는 '개인정보 제공을 조건으로 한 무료 이용' 중 하나를 강제한 '지불 또는 동의(pay or consent)' 방식이 이용자의 자율적 동의를 침해했다고 봤다.
애플과 메타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해치는 결정"이라며 "기술을 무상 제공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며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메타 역시 "EU가 미국 기업만을 겨냥한 차별적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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