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4선에 성공, '마지막 임기' 기회를 잡았다. 천안축구종합센터 완성, 축구 승강제 리그 구축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는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이다.
정몽규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82표 중 156표를 받아 경쟁자인 허정무(15표), 신문선(11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예상보다 큰 격차의 승리다.
4선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은 2028년까지 축구협회 수장 역할을 맡는다. 지난 2013년 경선을 통해 당선된 정몽규 회장은 16년 동안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지난 2013년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치고 처음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 회장은 2, 3선 때는 홀로 후보로 나서 직을 유지했고 이번에 다시 경선을 통과해 4연임에 성공했다.
여러 잡음과 우려 속에서도 대한축구협회장이 된 정몽규 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과 축구협회를 향한 부정적 시선을 바꾸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2023년부터 국민에게 많은 질타를 받으며 신뢰를 잃었다.
2023년 3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이 기습 사면을 진행,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듬해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새로운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불투명 의혹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정 회장은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 참석해 강한 질타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뒤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행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해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한 집행이 일단 중단됐다. 그러나 여전히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바라보는 축구 팬,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정 회장 역시 이번 경선을 앞두고 '과감한 개혁으로 축구협회 신뢰 회복'을 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젊은 '축구 행정가' 육성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축구협회는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 젊은 축구인들을 임원으로 선임했지만 시쳇말로 '얼굴마담'에 불과했다는 평이 많다. 젊은 축구인들은 대부분 행정가로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협회를 떠났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아쉬움이 컸던 축구 행정가 육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 축구협회가 빠르게 바뀌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 몇몇 축구협회 관계자는 "축구협회가 더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 최근 능력이 부족한 인사들이 고위직에 자리하면서 축구협회는 퇴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제 무대에서의 외교력 향상도 정 회장의 마지막 임기 동안 중요 과제다. 현재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축구협회 외교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받고 있다. 실제 한국은 지난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에 실패했고, 정몽규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부 재입성에 실패했다.
정몽규 회장도 이를 인지해 2031년 아시안컵‧2025 여자 월드컵 유치, 유럽진출센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회장이 내세운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금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외교력 향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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