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지난 2023년 LG 트윈스의 29년 만에 우승을 이끌었던 내야수 오지환(35)이 소중한 시계를 항상 착용하며 초심을 되새기고 있다. 1억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까지 시계를 차고 가는 그는 "나의 상징과도 같은 시계다. (부담은 없고)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오지환을 포함해 임찬규, 박동원, 손주영 등 LG 선수 6명은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의 1차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선발대 개념으로 23일 떠나는 본진보다 일주일 먼저 따뜻한 곳으로 가서 몸을 만들 계획이다.
이날 오지환은 가장 먼저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편한 트레이닝 복장을 한 그는 많은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해 주고, 사진 촬영 등을 잊지 않았다.
눈길을 끈 것은 그의 왼팔에 채워져 있던 금색 롤렉스 시계였다.
이 시계는 2023년 LG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냈을 때 시리즈 MVP였던 오지환이 받은 것이다. 고인이 된 구본무 LG 선대 회장이 1997년 당시 8000만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한 뒤 다음 우승 KS MVP에게 주겠다고 공언했는데, 무려 26년 만에 주인을 만나게 됐다.
다만 오지환은 중요한 유품이라 이 시계를 구광모 LG 구단주에게 전달했고, 구 구단주는 같은 회사의 시계를 다시 선물했다. 이 롤렉스 시계 또한 1억원 이상의 고가로 알려졌다.
오지환은 시계를 항상 차고 영광의 시절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고가의 시계를 차고 미국으로 떠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늘 차고 다녀서 괜찮다"며 "이것은 내 상징이기도 하고 동기부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금액적으로만 보지 않고 내게 소중한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차고 다닌다. 가치로 큰 의미보다는 동기부여, 좋았던 기억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주장으로 최고의 활약 속에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던 오지환이지만 지난해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팀도 아쉽게 플레이오프서 탈락, 3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이 있어서 팀에 많이 미안했다"며 "올해는 아프지 않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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