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윤하 이기범 남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집회를 시도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남태령고개에서 서울 진입을 저지하려는 경찰과 5시간째 대치하고 있다.
전농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부터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8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점유한 채 또다시 '트랙터 상경 집회'를 열었다. 인근 횡단보도 맞은편에선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리한 채 트랙터 상경을 막겠다며 야유를 퍼부었다.
전농 측은 경찰을 향해 차를 빼라고 요구하며 윤 대통령 탄핵 촉구를 위한 '트랙터 행진' 길을 터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선 4대가량의 트랙터가 트럭 위에 실린 채 모습을 나타냈으며, 주최 측에 따르면 80여 대의 트랙터가 남태령 고개 아래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있는 상태다. 전농 측 집회 신고 인원은 2000명이다.
당초 전농은 트랙터 20대와 1톤(t) 트럭 50대를 동원해 행진 시위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전날 전농의 트랙터 상경을 불허하고, 트럭 20대까지만 진입을 허용하자 트럭에 트랙터를 싣고 시위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전농에 집회 금지 통고를 했고, 전농은 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냈다.
이들은 길을 바리케이드로 막은 경찰을 향해 "차 빼라"며 구호를 연신 외치고 시민 발언 등으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과 류삼영 전 총경이 경찰을 향해 행진할 수 있게 길을 트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치는 격화되고 있다. 전농은 오후 6시20분 쯤 트랙터를 트럭에서 내려 경찰 바리케이드 바로 앞까지 이동시켰다. 경찰은 차벽을 추가로 설치하고 경력을 투입하며 대치 중이다.

신남성연대 등 극우 유튜버와 윤 대통령 지지자 70여 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이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외치거나 중국어를 내뱉기도 했다. 이들이 손에 쥔 피켓에는 '이재명은 감옥으로', '이재명을 체포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탄핵 찬성 측 유튜버 배인규·안정권 씨는 오후 5시 30분쯤 전농 집회 현장 앞 바닥에 드러눕고 "내 집회 장소"라며 경찰에 소리 지르는 등 난동을 피웠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경력을 투입하면서 충돌 및 우발 상황에 대응했다. 남태령역으로 향하는 인도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붐벼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쳐서 따로 통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일부 극우 유튜버들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농과 경찰을 향해 욕설하며 시비를 거는 상황도 계속됐다. 탄핵 찬반은 2열로 서서 양측을 분리한 경찰을 중간에 두고 "빨갱이" "네 자식이 불쌍하다" 등 폭언을 이어나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남태령 지하차도에서 남태령고개 구간에 540여 명의 경력을 투입했으며 서울경찰청은 9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전농 회원들은 2개 차로로 제한된 집회 구역을 넓히기 위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전농 집회에는 임호선·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전종덕 진보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참여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