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선고' 앞둔 주말…"파면"vs"복귀" 찬반 집회 총집결

광화문~시청 일대 자유통일당 vs 경복궁 앞 민주노총·비상행동
전광훈 "헌재도 없애야"…양경수 "尹 파면해야"

1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1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유수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주말인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 도심은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 사거리와 시청 일대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자유통일당이 주관하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고, 오후 3시쯤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측이 주도하는 탄핵 찬성 집회가 경복궁 앞부터 안국역 일대에서 진행됐다.

동화면세점 앞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양방향 전 차로를 차지한 채 열린 탄핵 반대 집회 현장 곳곳에는 '사기 탄핵 만장일치 각하가 답이다'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 오후 1시 기준 2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인원은 오후 2시 30분이 지나면서 3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참가자들은 한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다른 손에는 '윤석열 즉각 복귀' 등 종이 플래카드를 들었다. 영정 사진처럼 대각선에 검은 띠가 그려진 '국회 해산'과 '이재명 구속하라' 등 문구도 눈에 띄었다.

주황색 조끼를 입고 '헌금' 명찰을 단 일부 직원들이 곳곳에서 파란색 헌금 봉투를 들고 서 있었고 다른 직원들은 자유통일당 입당원서를 들고 집회 참가자 사이를 돌아다녔다. 대한문 근처에서는 서부지법 난동 가담자들을 위한 영치금을 모금하고 있었다.

본문 이미지 - 1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1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집회 사회를 맡았던 조나단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탄핵 찬성 집회에 공산주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는 것 봤느냐"며 "이번 주가 전쟁이다. 분명 8 대 0으로 각하될 것"이라고 외쳤다.

전광훈 목사는 "윤 대통령은 다음 주에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면서 "대통령께서 남은 2년 동안 자유 통일할 수 있도록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 헌재도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자라는 이유로 정청래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19명과 조국혁신당, 무소속 의원 등 23명의 현직 국회의원을 두고 "북한 지령을 받는 간첩들"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을 종북 반국가세력', '간첩세력'으로 부르며 "숙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터져 나왔다.

전 목사는 "지금 대한민국이 북한에 완전히 점령당했는데 계엄으로 다 드러났다"며 "300명에 가까운 광화문 국민저항위원회를 조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편 이날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1만 5000~2만 명 규모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던 민주노총은 남대문로 8차선 전 차로를 차지한 채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체' 등 구호를 외치며 경복궁 방향으로 행진했다.

오후 4시부터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비상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등 진보 성향 단체들과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이 참여했다. 오후 5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5만 명이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역사의 3월 15일은 이승만 독재정권이 부정선거로 국민 주권을 박탈한 날로 기억돼 있다"며 "오늘부터는 3월 15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의가 주권자 국민의 힘으로 바로 세워지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헌법재판관들이 윤석열 파면을 명령하도록 목소리를 높이자"고 말했다.

이어진 시민 자유발언대에 참여한 대학생 김민아 씨는 "12·3 내란 이후 석 달이 지났다. 저들은 2시간짜리 계엄이었다고 얘기하지만, 여기 있는 우리는 1년의 4분의 1을 집회 속에서 보내지 않았나"라며 "언제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밀지 모르는 세상, 국민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낙인찍고 처단하겠다는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경 씨(68·여)는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관 속에 놓여 있던 시체들, 태극기로 덮여 있던 잔들, 시체 썩는 냄새를 줄이기 위해 피웠던 향냄새, 계엄군이 진입할 때 들려졌던 청소년들 이미지가 4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며 "5·18 관련자들을 국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사면해 잘 살게 했는데 12·3 내란범들은 법에 따라 처벌하고 사면 없는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문 이미지 -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왼쪽)과 반대하는 시민들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경찰 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왼쪽)과 반대하는 시민들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경찰 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2025.3.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경찰은 이날 찬반 집회 양측의 충돌 방지를 위해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을 기준으로 이중 차벽을 세우고 통행을 제한했다. 광화문 사거리에는 차량 통행을 위해 종로 양측에 경찰버스로 이뤄진 차벽이 세워졌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집회 관리를 위해 기동대 60여 개 부대(약 4000명)를 동원했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마다 이동하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자 경찰관과 종로구청 직원들이 배치돼 통행을 안내·관리했다. 종로소방서와 중부소방서 등 소방당국도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및 돌발상황에 대비해 집회 현장 인근 순찰을 거나 비상 대기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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