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범 남해인 기자 = 넥슨 게임 홍보영상에서 '집게손가락'을 그린 작가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되고 모욕을 당한 여성 애니메이터 사건에 대해 경찰이 해당 누리꾼들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여성 애니메이터 A 씨에 대한 모욕성 게시글을 작성한 누리꾼 86명을 특정해 조사를 마쳤고, 이들 중 일부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스튜디오 '뿌리' 소속 애니메이터 A 씨는 지난해 11월 넥슨 게임 홍보영상에서 '집게손' 모양이 등장한 장면의 콘티 담당자로 지목되면서 온라인상에 신상이 퍼졌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방·모욕성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집단 '사이버불링'(온라인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A 씨는 지난해 6월 수위 높은 모욕성 게시글을 작성한 누리꾼 35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집게손'을 그린 작가는 A 씨가 아닌 4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경찰은 같은 해 7월 A 씨가 고소한 누리꾼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경찰은 수사 결과 통지서에 "의견 표명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혀 사이버불링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서울경찰청은 수사 미흡을 인정하고 재조사를 지시했다. 검찰도 재수사를 요청했다.
당시 경찰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함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각하 결정한 것은 미흡한 결정이었음을 인정했다"며 "검찰과 협의가 완료되는 즉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서초경찰서는 사건을 다른 팀에 재배당하고 수사를 재개했고, 게시글 전수 분석을 통해 피의자 86명을 특정해 조사를 해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