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을 살다 출소한 뱃사공이 자신의 범죄를 희화화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에 출연한 근황이 알려져 뭇매를 맞고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펀치라인스 COMIC'에는 지난달 25일 '코미디언 김주환 vs 래퍼 뱃사공 농담 야차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시작에 앞서 화면에는 '농담으로 서로를 깎아내린다. 어떤 내용이든 코미디로 받아들인다. 이를 사전에 동의한 출연자만 참가할 수 있다'는 룰이 자막으로 나왔다.
호스트 김주환은 "저랑 붙는 상대방은 래퍼인데 요즘도 랩을 하는지 모르겠다. 작업물을 들은 게 없다"라며 "여러분들이 조금 불쾌하실 수 있는, 특히 여성분들이. 왜냐하면 성범죄자라서"라고 운을 뗐다.
관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자 김주환은 "저도 이 XX랑 하기 싫다. 성범죄자, 감방 다녀온 XX랑 어떻게 하라고. 나를 왜 이런 구렁텅이로. 오해하지 마라. 저는 (감방) 안 다녀왔다"며 뱃사공을 무대로 불렀다.
껌을 씹으면서 등장한 뱃사공은 "네, 성범죄자 뱃사공입니다"라고 인사했다.
김주환은 "어렵게 모셨다, 관객들을. 나도 모르겠다. 요즘 연예인들이 자꾸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냐. 너무 안타깝다. 왜냐? 정작 우리가 바라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냐"고 뱃사공을 저격했다.
그러자 뱃사공은 "얼마 전에 주환이를 길에서 봤는데 누구랑 막 싸우고 있더라. 뭔가 해서 봤더니 할머니랑 폐지를 두고 'XXX아, 여기는 내 구역이라고' 하면서 싸웠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김주환은 "뱃사공 노래 중에 '탕아'라고 있다. 자기 딴에는 제일 유명한 거다. 왜냐하면 힙합 안 들으면 모를 수 있다. 탕후루인가? 이럴 수 있다"라며 "근데 제가 그 노래를 거짓말 안 하고 1000번 들었다. 그리고 최근에 231번 더 들었다. 왜냐하면 뱃사공 죄수 번호가 1231번이라서 맞추려고. 강박증이 있어서 듣기 싫은 걸 계속 들었다"고 공격했다.
뱃사공은 "죄수 번호는 2931번이고 1700번 더 들어야 한다"고 대꾸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주환이가 돈이 없어서 삼각김밥으로 끼니 때우고 굶고 다니지 않냐. 얼마 전에 나한테 전화해서 제가 있던 교도소에서 삼시세끼 잘 나오는지, 반찬이 어떤지 물어보더라. 그래서 제가 '잘 나온다. 반찬도 네가 먹는 것보다 먹을 만하다'고 답했다. (주환이가) 범죄를 계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환은 지지 않고 "요즘엔 사진 찍는 거 배우고 있다. 사진은 몰래 찍는 게 제맛이다. 어디 올려줘야 한다. 개인 소장은 의미가 없다"며 뱃사공을 직격했다. 뱃사공은 할 말을 잃은 듯 하늘을 쳐다봤다. 또 김주환은 "뱃사공은 힙합계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다. 빨간 줄로"라고 덧붙였다.
뱃사공은 "주환이 전라도에서 코미디언의 큰 꿈을 꾸고 상경했잖아. 근데 지금 뭐 하고 있냐? 바람잡이 하고 있다. 낯선 사람 만나서 '뭐 하세요?' 물어보면 '바람잡이요'라고 말하고, 비행기에 (직업) 쓸 때도' 바람잡이'라고 쓴다. 프로페셔널하게 바람잡이 하는데 전 여자 친구가 바람피울 때 왜 그 바람만 못 잡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하겠다"며 마이크를 들고 무대로 내려갔다.
이때 김주환은 "마이크 줘. 역시 범죄자다. 마이크 절도 하려고 한다. 빨간 줄 두 줄 그으려고 한다"고 놀렸다.
영상을 공유한 누리꾼 A 씨는 "피해자분은 본인 일상 찾으려고 노력하시는 거 같은데 뱃사공은 지금 앨범 내고 공연 다니고 BJ 활동한다고 유튜브 올리고, 콘서트 매진됐다고 자랑 중"이라며 "그 밥에 그 나물인 지인들이 도와준답시고 여기저기 사진 올려주고 촬영도 불러준다. 이렇게 활발히 나대고 있는데 피해자가 회복되겠냐"고 일갈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자기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활동할 수 있다고 하자. 근데 그걸 저렇게 가볍게 농담으로 공개적으로 사용하는 건 선 넘은 거 아니냐? 유튜브 보다가 깜짝 놀랐다"고 분노했다.
동시에 "우리나라 일부 개그맨들 수준도 너무 저급한 것 같다. 피해자가 개그로 승화시켜야 개그지, 가해자가 하냐"고 꼬집었다.
누리꾼들은 "성범죄자를 희화화하네", "성범죄자를 출연시키다니 실망이다", "피해자가 없는 범죄도 아닌데 웃음거리로 쓴다고?", "피해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유산까지 했다. 선을 넘어도 심하게 넘었다", "성범죄자의 재기를 돕는 이유를 모르겠다", "2차 가해 아닌가?", "뱃사공 성범죄 저지르고 아직도 저런 상태인 걸 보니 또 감방 가겠다", "이게 재밌나? 성범죄 저질러도 이런 식으로 하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 같다. 반성조차 없네"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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