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영덕까지 옮겨가면서 산불을 피하려 1시간을 기어 대피한 주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KBS에 따르면 영덕 산불 이재민의 딸 A 씨는 "영덕군 화천리에 대피하라는 안내가 없었다"며 "집에 홀로 있던 어머니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었는데 천천히 귀중품을 챙기던 중 산불이 몰려왔다"라고 밝혔다.
A 씨가 제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약 10분 만에 온 집이 불길로 뒤덮였다. 그는 "갑작스러운 산불에 어머니는 도랑으로 대피했다"면서 "연기가 매우면 얼굴을 물에 적시면서 1시간을 기어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빠르게 번진 불길로 인해 영덕 일대는 통신이 마비됐다. A 씨 가족들은 한동안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연락이 안 되는 3시간 동안 엄청 걱정했다"며 울먹였다.

이어 "영덕은 고령의 인구가 많아 제보가 적어 영덕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보냈다"며 "21시경 대피하라는 안전 문자가 도착했는데 그때는 이미 집이 화마로 다 뒤덮였던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성발 산불로 현재까지 영덕에서만 9명이 사망했고 영양 6명, 청송·안동 각 4명, 의성 1명 등 24명으로 집계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기준 경북 산불의 평균 진화율은 94%까지 올랐다. 최초 발화지인 의성 산불의 진화율은 98%까지 올랐다. 안동 산불은 진화율 90%, 청송 지역은 91%를 기록했다. 영덕의 경우 화선 108㎞ 중 100㎞에 대한 진화를 마쳐 93%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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