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국 파동' 사퇴 후 처음 입 연 김창룡…"아직도 자괴감"

임기 18일 남기고 전격 사퇴한 김창룡 전 경찰청장 소회
"폭넓은 전문가 참여·긴밀한 검토 필요했다" 아쉬움 토로

편집자주 ...김창룡 전 경찰청장(59·경찰대 4기)이 '경찰국 파동'으로 사퇴한 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22년 7월 5일 청장직에서 내려온 후 언론 인터뷰를 고사해 왔으나 최근 의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경찰국 사태 당시 소회와 자신의 인생 2막에 관한 이야기를 밝힐 시점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은 두 차례에 걸쳐 김 전 청장과의 인터뷰를 보도합니다.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서울 중구 한국청소년육성회에서 <뉴스1>과 만나 퇴임 후 첫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서울 중구 한국청소년육성회에서 <뉴스1>과 만나 퇴임 후 첫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김종훈 기자 = 김창룡 전 경찰청장(59·경찰대 4기)이 '경찰국 파동'으로 사퇴한 지 744일 만에 입을 열었다. 김 전 청장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한국청소년육성회에서 <뉴스1>과 만나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경찰국 사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김 전 청장은 34년간 경찰 생활을 하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도 "경찰국 신설 논의 과정에서 경찰 입장을 관철하지 못하고 퇴임한 일"을 꼽았다.

김 전 청장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지난 2022년 7월 5일 임기 18일을 남기고 경찰청장직에서 내려온 후 처음이다.

김 전 청장은 "후배들에게 짐만 넘기고 나온 것 같아 미안하다"며 "경찰청장으로서 조직의 중요 현안에 소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컸다"고 밝혔다.

◇임기 말 '경찰국 사태' 마주한 文 정부 마지막 경찰 총수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찰 총수인 김 전 청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만 해도, 같은 해 7월 23일까지인 임기를 채울 것으로 예상됐다. 임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아 윤 정부에서 무리하게 청장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경찰국' 사태로 고비를 맞았다. 윤 정부는 출범 후 대통령실 산하 민정수석을 폐지하면서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안을 발표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행안부의 직접적인 경찰 통제가 가능해져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팽배했다.

사진은 22일 서대문구 경찰청사의 모습. 2022.6.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사진은 22일 서대문구 경찰청사의 모습. 2022.6.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경찰국은 행안부에 설치돼 2022년 8월 출범했으며 '행정안전부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감독에 관한 사항'(정부조직법 제7조제4항), '총경 이상 경찰 고위 공무원의 임용 제청'(경찰공무원법 제7조제1항)과 관련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출범 전후에 쏟아졌던 우려와 달리 경찰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이 많다. 김 전 청장은 물론 총경급 간부부터 일선 경찰관들까지 거세게 반발해 출범 직전 경찰국의 역할 범위가 축소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의를 표명한 직후 김 전 청장은 "무력감, 자책, 부끄러움과 참담함에 동료 후배들 앞에 설 수가 없었다"며 "영원히 사라진 퇴임식의 꿈은 가슴에 묻으려 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김 전 청장은 이와 관련해 "경찰국 신설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제한된 인원만 참여해 몇 차례 회의만으로 결정하는 것을 두고 경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고, 폭넓은 전문가 참여와 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운을 뗐다.

그런데도 "경찰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저도 중간에 퇴임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청장은 사퇴 전후 당시를 떠올리다가 잠시 눈시울을 붉혔고, 3초간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임기 18일을 남기고 사퇴한 것엔 후회가 없다고 했다. 지금도 같은 상황이 오면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다만, 경찰 생활을 마무리하는 퇴임식을 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김 전 청장은 "퇴임식 자리에서 부끄럽지 않게 아내와 아들·딸, 지인과 후배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며 "다양한 경찰 직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고민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경찰국은 지난달 29일 조지호 신임 경찰청장 후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쟁점 중 하나였다. 조 후보자는 서면 답변서에서 "경찰국이 경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다만 지난 5월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면서 경찰국 신설의 명분이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권 조정 원년 경찰 수장의 '인생 2막'

경남 합천 출생인 김 전 청장은 1988년 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경찰에 임용된 뒤 주미한국대사관 주재관과 경찰청 생활안전국 국장, 경남경찰청장, 부산경찰청장을 역임했다. 2020년 7월 경찰청장으로 취임해 2021년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 원년의 수장으로 불린다.

김 전 청장은 현재 한국청소년육성회 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청소년육성회는 1964년 9월 경찰청 허가법인으로 설립돼 현재 115개 지구회에 10만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서울 중구 한국청소년육성회에서 &lt;뉴스1&gt;과 만나 &#39;경찰국 사태&#39;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2024.7.18/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서울 중구 한국청소년육성회에서 <뉴스1>과 만나 '경찰국 사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2024.7.18/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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